"난 포기를 모르는 미련한 사람이다. 몸이 다쳐도 계속했다. 누가 '바보'라고 욕을 해 마음을 다쳐도 계속했다. 이것이 나의 특기였다".
전세계의 모든 야구 선수들의 가장 큰 소망은 '메이저리거'가 되는 것이다. 그 꿈을 이룬 '코리안특급' 박찬호(37)가 꿈을 이뤄야 할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박찬호는 15일 오전 11시 용인대학교 초청 '스포츠인의 도전정신'이라는 주제의 특강에 참석해 학생들에게 지난 17년동안 '메이저리거'로서 느낀 경험들을 진솔하게 이야기했다.

검은색 양복에 덥수룩한 수염을 멋지게 다듬은 박찬호가 강의실에 들어오자 학생들은 박수와 환호성을 치며 환영했다.
"반갑습니다"라는 말로 인사를 한 박찬호는 "특강이라고 해서 찾아왔는데 강의를 한다는데 부담스럽기도 하고, 어떤 이야기가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좋은 정보가 될 지 모르겠지만 그 동안 느끼고 경험했던 점들을 이야기하고 싶다"며 강의를 시작했다.
박찬호는 13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나는 누구인가…'라는 글을 적었던 것처럼 지난 17년을 돌아보며 자신의 부족했던 생각과 행동에 반성과 함께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박찬호는 "난 메이저리거로서 부와 명예를 축적할 수 있었다. 그런데 부와 명예는 나에게 부담을 갖게 하는 장애 요인이었다"고 말한 뒤 "이제 선수 생활도 얼마 남지 않았다. 노력하며 발버둥치고 있지만 지난 선수 생할보다 끝날 시간이 더 많이 있다. 그 남은 시간이 제 인생의 성과와 어떤 중요한 시간이 될까 더 고민하고, 또 고민하게 했다"고 마음을 열었다.

그는 또 "지난 17년 동안 내가 생활했던 경험들을 보면, 시련, 실패, 좌절, 그 속에서 희망을 갖고 도전도 하고 그 안에서 좋은 결실도 맺을 수 있었다"며 "20살에 미국에 갔다. 그때부터 시작된 시련과 좌절, 희망은 진솔하게 남을 수 있는 것은 성숙밖에 없는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박찬호는 "여기 메달리스트들이 있다. 금메달을 따고 그 목표를 위해 할 것이다. 나 역시도 야구 선수로서 상대팀을 꺾고 승자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목표로 삼게 된다. 그것은 부와 명예에 크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진솔한 마음 속 이야기를 계속해서 풀어냈다. 그는 "난 포기를 모르는 미련한 사람이다. 몸이 다쳐도 계속했다. 누가 '바보'라고 욕을 해 마음을 다쳐도 계속했다. 이것이 나의 특기였다"고 말한 뒤 "지금은 성숙해 졌다. 이제는 제 목표가 좋은 성적으로 팬들에게 보답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돈을 벌어서 기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경험 속에서 배운 성숙으로 대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어 "그럴 경우 내 고향도, 내 나라가 아닌 전 세계 속에서 마음을 함께 나누고 싶다. 부와 명예는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질투의 대상일 뿐이다. 그러나 성숙된 마음은 다른 나라 사람에게도 통한다"며 "그 성숙은 적당한 부와 명예로도 충분하다. 나눌 수 있는 것도 능력이다"고 말하며 웃음을 지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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