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송진우(44) 투수코치가 한화로 컴백했다. 한국프로야구 최다승 출신 대투수의 첫 지도자 출발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그가 쌓아온 기록도 재조명받고 있다. 송 코치는 무려 21년간 빙그레-한화에서만 몸담으며 210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연평균 10승씩, 21년간 거둬야 가능한 것이다. 송 코치는 "아마 당분간은 경신이 어렵겠지만, 경기수가 늘어나면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지 않겠나"고 전망했다.
▲ 210승 얼마나 대단한가
210승은 그 자체만으로도 대기록이다. 송 코치 다음으로 많은 승수를 거둔 투수는 은퇴한 정민철 한화 투수코치로 161승. 송 코치의 최다승보다 49승이나 모자라다. 대학 4년과 1988년 서울 올림픽 때문에 프로 데뷔를 1년 더 미룬 송 코치는 1989년 데뷔해 통산 21년간 672경기에서 210승153패103세이브17홀드를 기록했다. 210승 못지 않게 103세이브의 값어치도 대단하다. 데뷔 첫 6년간 송 코치는 66승을 거두며 그보다 더 많은 82세이브를 기록했다. 꾸준히 선발로만 등판했다면 더 많은 승수 쌓기가 가능했다.

송 코치는 선수생활 말년이었던 2007년과 2009년을 제외한 나머지 19시즌에서 모두 6승 이상씩 거뒀다. 21시즌 중 11차례 두 자릿수 승수를 따냈다. 특히 부상으로 전성기 구위를 잃었으나 체인지업으로 돌파구를 찾은 1999년 이후에만 11시즌간 104승을 기록했다. 우리나이 34살에 있었던 터닝포인트였다. 선수생활 내내 큰 부상없이 없었던 송 코치는 술·담배를 멀리하는 등 철저한 몸관리로 최초의 프로 21년차까지 현역으로 뛰었다. 승리가 단순히 개인이 잘해서만 안 된다는 점에서 송 코치의 기록은 더욱 돋보인다.
▲ 210승 경신 후보는 있나
송 코치는 자신의 최다승 기록을 깰 수 있는 후보에 대해 "지금으로서는 근접한 선수가 없어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송 코치를 포함 역대 프로야구 최다승 상위 12명은 중 11명이 은퇴선수들이다. 현역선수 중 100승을 넘긴 투수도 김원형(SK·134승) 김수경(넥센·111승) 손민한(롯데·103승) 박명환(LG·102승) 이대진(KIA·100승) 등 5명밖에 없다. 역대 13위이자 현역 최다승 2위에 올라있는 김수경은 나이가 31세에 불과하지만 올해 1승도 건지지 못하는 등 최근 3년간 9승에 그칠 정도로 침체가 깊다. 나머지 선수들도 부상과 노쇠화로 뚜렷한 하향세다.

오히려 병역문제를 해결한 20대 초중반 젊은 투수들에게 더 눈길이 간다. '괴물 에이스' 류현진(한화)은 데뷔 후 5년 만에 78승을 쌓아올리는 무서운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연평균 15.6승을 거둔 것이다. 장원삼(삼성)도 5년 만에 50승을 거두며 꾸준히 승수를 쌓고 있다. 김광현(SK·48승) 윤석민(KIA·44승) 양현종(KIA·29승) 등 20대 초반 젊은 에이스들도 병역문제를 해결하면서 큰 짐을 덜었다. 최근 몇 년간 부상 후유증으로 고생한 배영수(삼성)도 84승을 거뒀는데 내년이면 30살밖에 되지 않아 반전의 여지는 충분하다.
▲ 경기수 증가와 해외진출 변수
송 코치는 "경기수가 늘어나면 언젠가 기록 경신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12시즌부터 경기수를 140경기로 늘리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역대 프로야구 한 시즌 최다경기수는 133경기. 지금보다 7경기가 더 늘어난다면 기록 쌓기가 한층 수월해진다. 향후 제9~10구단이 창단한다면 그보다 더 많은 경기수는 증가할 수 있다. 고졸 프로직행이 대세가 될 정도로 데뷔가 빨라지고 있는 시점에서 경기수 증가는 선수들의 기록 쌓기에 있어 촉매제 역할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변수가 있으니 바로 해외 진출이다. 송 코치는 21년간 국내에서만 머물려 210승을 달성했다. 만약 정민철 코치가 일본으로 떠난 2년이 아니었더라면 161승보다 더 많은 승수를 쌓을 수 있었다. 송 코치의 기록 경신의 유력후보인 류현진은 해외 진출이 머지 않았다. 7년간 1군 등록일수를 채우면 해외 진출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비단 류현진뿐만 아니라 김광현 윤석민 등 국제무대에서 검증된 젊은 투수들이 미국과 일본의 레이더망에 걸려있다. 송 코치의 210승은 불멸의 기록이 될지도 모른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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