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프 리가 필라델피아와 계약을 한 사실은 내게도 충격이다".
핫 스토브리그에 나왔던 '좌완 특급' 클리프 리(32)가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계약을 맺자 미국프로야구(MLB) 내셔널리그 모 구단 스카우트도 큰 충격을 받은 모양이다.
내셔널리그 모구단 스카우트는 16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OSEN과 전화통화에서 "놀랍다. 사실 나 역시도 리가 뉴욕 양키스나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실 필라델피아는 내가 예상했던 팀 중에서 가장 가능성이 낮은 팀이었다"며 "미스터리 팀이 필라델피아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텍사스와 계약을 가장 유력할 것으로 예상했다.

클리프 리는 14일 필라델피아와 계약기간 5년 총액 1억 2000만달러(약 1369억원)에 합의를 해 1년 만에 필라델피아로 복귀하게 됐다. 평균연봉은 2300만달러(약 262억원)며, 나머지 500만달러(약 60억원)는 에이전트 보너스다.
스카우트가 놀란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먼저 그는 "필라델피아는 '사이영상'을 수상한 우완 특급 로이 할러데이(33)을 비롯해 로이 오스왈트(33), 콜 해멀스(27)가 선발로 버티고 있어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서도 최고의 선발진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더군다나 필라델피아는 지난 겨울 클리프 리를 시애틀로 트레이드하며 버린 카드였다. 당시 리는 필라델피아에 남고 싶어 했다. 그러나 할러데이를 영입하기 위한 필라델피아의 욕심에 리는 이적해야 했다. 이 때문에 리는 자존심이 상할 법도 했을 것"이라며 돈을 떠나 선수의 자존심 부분을 설명했다.
그러나 클리프 리는 이 모든 것들을 대신해 월드시리즈 우승이 가능한 팀, 그리고 자신에게 열렬한 환호와 박수를 보내준 필라델피아 팬들의 향수 때문에 필라델피아와 계약을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필라델피아는 올 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패하며 월드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외야수 제이슨 워스가 워싱턴 내셔널스와 계약하며 공격력이 약해졌지만 여전히 평균 이상의 타선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내년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을 바라볼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스카우트 역시 "일단 필라델피아 투수층은 매우, 매우 좋다. 그러나 공격에서는 제이슨 워스가 없어서 약해졌다. 강팀들은 항상 좋은 전력으로 시작하지만 부상이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도 주전 선수들의 부상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고 말한 뒤 "이건 매우 운이 좋은 것이다. 특히 투수쪽에서는 부상이 올 가능성이 높으며, 이 부상은 회복하기 힘들다"고 예를 들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야구는 어떤 스포츠보다 예측하기 힘들다"며 "우리 팀이 월드시리즈에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리를 영입한 필라델피아가 월드시리즈 우승할 것이라는 말은 못하겠다. 아니길 빈다"며 웃음을 지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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