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정대현-이승호, '예비 FA 연봉 인플레' 있을까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0.12.17 07: 06

"예비 FA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SK 와이번스 불펜의 핵 정대현(32)과 작은 이승호(29)에 대한 '예비 FA 연봉 인플레'는 없을 전망이다.
군산상고 선후배 사이인 이승호와 정대현은 내년 시즌을 마친 후 FA로 풀릴 예정이다. 둘 모두 SK 마운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투수이자 사실상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점에서 내년 시즌 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프로야구는 1999년 FA제도 도입 후 다음 년도 FA가 되는 선수들에게 후한 연봉을 책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소위 연봉 인플레를 통해 다음해 FA가 유력한 선수들을 다른 팀에게 빼앗기지 않으려는 전략으로 활용했다. 옮기더라도 두둑한 보상금을 받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금은 사라진 현대가 이를 통해 '효과'를 봤다. 2004년 거포 심정수와 특급 유격수 박진만에게 각각 3억 1000만원에서 6억 원, 1억 7000만원에서 2억 8000만원으로 큰 폭의 연봉을 안겼다. 당시 현대가 한국시리즈 2연패를 거두긴 했지만 누가 봐도 FA를 염두에 둔 연봉 책정이었다. 결국 현대는 심정수와 박진만이 삼성으로 옮기자 총 35억 원(심정수 27억 원, 박진만 8억 4000만 원)을 보상금으로 받아챙겼다. FA 선수가 팀을 옮길 경우 선수 연봉의 300%와 보상선수 1명 혹은 최대 450%의 보상금을 상대팀으로부터 한꺼번에 챙길 수 있다.
또 한화가 김태균(지바 롯데)의 연봉을 2008년 2억 9000만 원이던 연봉을 2009년 4억 2000만 원으로 대폭 올려놓았다. 적어도 국내 다른 구단에는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따라서 오는 22일 일본 고치 마무리 캠프가 끝나는 대로 핵심 전력들과 마련될 협상 테이블은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정대현은 올해 49경기에서 4승 1패 8홀드 4세이브 1.40의 평균자책점으로 좋았다. 왼 무릎 수술에서 빠르게 회복, SK 마운드를 더욱 믿음직하게 만드는데 힘을 보탰다. 2001년 입단한 정대현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삭감 없는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올해도 2억 3000만 원에서 또 한 번 연봉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이승호는 올해 선발 5경기 포함 65경기에서 6승 4패 5홀드 20세이브 4.2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마무리로 시작했으나 선발과 중간까지 전방위적으로 등판하면서 SK 마운드에 소금같은 임무를 수행해냈다.
이로써 2006년(1억 1500만원) 이후 4년만인 올해 억대(1억 3500만원)에 재진입한 이승호는 내년 다시 연봉 점프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SK측도 정대현과 이승호에 대한 구체적인 연봉에 대해서는 함구했지만 연봉 상승에는 이견이 없는 상태다.
연봉협상을 책임지고 있는 진상봉 SK 운영1팀장은 "가시적인 성적과 내용이 다소 다르고 선수들과 직접 만나 협의에 나서봐야 알 수 있다"면서도 정대현과 이승호에 대해서는 "연봉 상승 요인은 분명히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진 팀장은 "정대현은 기록보다는 내용면에서 괜찮았다. 중요한 순간 불을 끄고 들어간 경기가 많았다. 이승호도 작년 준우승 때문에 올려주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FA 프리미엄'과 관련해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진 팀장은 "SK의 연봉은 시즌 동안 펼친 활약에 따라 고과대로 산정되고 있다. 정대현과 이승호도 다른 선수들과 다르지 않다"면서 "내년 FA를 고려한 연봉협상은 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이미 이진영(LG)에게 이를 적용한 예가 있다"고 덧붙였다.
SK는 지난 2007시즌 후 2008시즌 후 FA로 풀리는 이진영과 연봉협상 테이블에서 2억 2000만 원에서 2000만 원이 오른 2억 4000만 원을 제시하는데 그쳤다. 결국 2008시즌 후 FA를 선언한 이진영은 LG로 이적했다.
letmeout@osen.co.kr
<사진>정대현-이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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