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매듭이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국내 복귀설이 나돌고 있는 이범호(29·소프트뱅크) 이야기다.
이범호의 거취는 지난달 25일 처음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닛칸스포츠>에서 '이범호의 퇴단이 농후하다. 옛터전 한국 복귀가 유력하다'고 보도한 것이 시작이었다. 그러나 소프트뱅크는 이범호를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시켰고 이후 한 달 가까이 이범호의 거취는 지지부진하다. 소프트뱅크는 명분과 함께 실리를 찾고 있고, 친정팀 한화는 이범호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과연 무엇이 문제이길래 이렇게 지지부진할까.
▲ 소프트뱅크의 입장

이범호는 지난해 소프트뱅크와 2+1년 계약을 체결했다. 첫 2년간 기본 연봉이 1억엔이었다. 당초 이범호의 퇴단 가능성에 대한 일본언론 보도가 나왔을 때에는 바이아웃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없었던 일로 밝혀졌다. 소프트뱅크는 계약대로 이범호에게 2011년 연봉 1억엔을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이범호는 FA 선수들의 영입으로 사실상 내년 시즌 소프트뱅크 전력에서 제외된 상태다. 소프트뱅크는 이범호의 연봉을 공동 부담하길 바라고 있다. 그 대상이 일본 내 다른 구단보다는 한화이길 원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소프트뱅크는 취할 건 취하겠다는 입장. 한화로부터 이범호 연봉의 공동 부담은 물론 그에 상응하는 이적료까지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한화의 입장
한화는 공식적인 입장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 구단 고위 관계자는 "이범호는 아직 공중에 떠있는 선수가 아니라 소프트뱅크 보류명단에 포함된 선수다. 탬퍼링(사전접촉)에 걸리면 큰 문제가 된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원론적인 입장만 거듭 나타내고 있다. 미야자키 교육리그 때 한화 코칭스태프가 잠깐 이범호를 만난 뒤 소프트뱅크 측에서 불쾌해했다는 후문. 최근 물밑에서 접촉하고 있다는 소문도 부정할 정도다. 이범호와 따로 만난 적도 없다. 이범호가 청첩장을 전달하기 위해 이달초 구단 사무실을 잠깐 방문해 인사를 나눈 게 고작이다. 한화는 내심 이범호의 몸값에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범호의 FA 몸값이 아니라 소프트뱅크가 요구하는 이적료가 더 큰 관건이다.

▲ 이범호의 입장
이범호는 시즌 종료 후 내년에도 일본프로야구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1년 만에 포기하기에는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소프트뱅크라면 내년 시즌을 장담할 수 없다. 2011시즌 연봉 1억엔을 보장받은 상태지만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뛰어야 빛을 발하는 법. 한화로 복귀한다면 원없이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범호에게 어떠한 결정권도 없다.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이범호는 "난 아무것도 모른다. 소프트뱅크도 한화도 내게 어떤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며 답답한 심경을 밝히고 있다.
소프트뱅크와 한화의 협상결과에 따라 이범호는 그저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유권해석에 따르면 소프트뱅크와 한화의 합의 아래 국내로 복귀한다면 이범호는 FA 신분이 아니게 된다. 당연히 다년계약도 안 된다. 그가 무엇을 요구할 만한 상황이 아닌 것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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