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에서 꼭 뛰고 싶다".
대만 야구 대표팀 '에이스'인 판웨이룬(28)이 한국프로야구 진출에 강한 열망을 나타냈다.
판웨이룬은 16일 OSEN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SK가 나에게 신분 조회를 요청했다고 들었다"며 "기회가 된다면 꼭 한국에서 야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SK는 지난 1일 한국야구위원회를 통해 대만프로야구연맹에 판웨이룬 신분조회를 요청한 뒤 7일 진상봉 운영1팀장이 직접 대만으로 건너가 판웨이룬 소속팀 통이 라이온스와 협상을 벌였다.
통이 구단은 대만프로야구연맹 해외진출 규정인 연봉의 2.5배 보장을 요구하며 협상이 중단됐다. 그러나 최근 통이 구단이 SK에 보상금의 절반만 제시하며 재협상이 진행될 것이라는 말까지 나온 상태다.
올해로 프로 8년차인 판웨이룬은 정규시즌과 2010광저우 아시안게임까지 마치고 고향인 타이난에 머물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한국 야구팬들에게 자신을 소개해달라고 말하자 판웨이룬은 "먼저 이렇게 인사를 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한 뒤 "대만프로리그에서 8년 뛰었고, 8년 연속 10승 이상 거뒀다. 올해는 프로 통산 100승을 거뒀다"며 자신이 대만 야구에서 이룬 성적에 대해서 간략하게 대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한국에 진출하고 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국제 경기를 통해서 한국과 자주 만날 기회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지난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한국과 경기에 첫 등판이었다. 그러나 그 전부터 한국에 좋은 선수들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야구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판웨이룬은 광저우 아시안게임 한국과 결승전에 선발 등판해 2이닝 동안 2실점했다. 그러나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150km 직구를 뿌렸고,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 각도까지 좋아 이날 야구 중계를 하던 MBC 허구연 해설위원도 "판웨이룬의 공을 공략하기 쉽지 않다"고 말할 정도였다.
판웨이룬도 한국과 결승전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이번 광저우 야구 대표팀은 예전부터 지켜봤던 한국 국가대표팀보다 더 강했다. 타자들이 일단 새로웠다"며 "특히 이대호, 추신수, 김태균으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가 위력적이었다. 이들은 각자 타격 스타일이 달랐고, 예전 한국 타자들보다 강했다"며 한국전 기억을 떠올렸다.
2실점을 한 것에 대해 묻자 그는 "2실점은 했지만 내 공에 자신감은 있었다. 모두 투스트라이크까지 잡고 적시타를 허용했다. 포수가 계속해서 2스트라이크 이후 변화구 사인을 냈다. 난 포수 사인에 따랐고 한국 타자들은 포수의 사인을 알았던 것 같다. 슬라이더를 던지다 맞았다"며 한국과 경기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가장 까다로웠던 한국 타자를 꼽아달라고 하자 판웨이룬은 "김현수"라고 말했다. 그는 "체인지업을 던졌다. 내게 가장 자신있는 공이기에 잘 던졌다고 생각했는데 김현수가 정말 잘 쳤다.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칭찬했다.
한국야구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냐고 묻자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타자, 투수 유명한 선수들에 대해서 안다"며 "한국 투수들 중에서는 류현진, 김광현, 봉중근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판웨이룬은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 2009WBC에서 이들의 활약을 지켜봤다.
자신을 놓고 통이와 SK간의 협상에 대해 묻자 "통이가 바이아웃을 낮춘 지 몰랐다. 나는 여전히 한국에 가고 싶다. 바이아웃이 문제가 되는데, 내가 한국에 가면 첫 대만 선수로 알고있다. 양쪽 리그 발전에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바이아웃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내 연봉은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최소 올 시즌 연봉 정도만 받으면 된다"고 말하며 한국행에 다시 한번 열망을 나타냈다.
지난 2003년 프로에 입문한 판웨이룬은 우투우타로 올 시즌 대만리그에서 11승11패 평균자책점 3.19를 기록했다. 비록 대만리그가 한국에 비해 수준이 조금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지만 8년 연속 10승을 올린 꾸준함은 인정해 줄 필요가 있다. 여기에 올 시즌 191⅔이닝을 던져 연투 능력 뿐 아니라 이닝 이터의 모습도 보여줬다. 대만리그 통산 100승(56패)을 달성했다.
그는 "스플릿트,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잘 던질 수 있다. 제구력도 좋은 편이다"고 말한 뒤 "직구 구속도 "130km후반대에서 150km까지 타자들의 혼란을 주기 위해서 구속 차이를 두는 것이지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 팔꿈치가 아팠던 적은 있지만 이제 안 아프다. 올해 192이닝 던졌다. 아프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몸 상태도 좋은 만큼 내년에도 150km까지는 충분히 던질 수 있으며 한국에 진출한다면 10승은 거둘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판웨이룬은 "내가 한국에 가면 대만 스포츠 채널에서 중계권을 구매해 한국야구를 중계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그래서 한국에 가고 싶다. 대만에 방송되면 대만 사람들에게 한국 야구 문화를 알릴 수 있다. 오프 시즌에는 한국 선수들을 대만에 초청해 클리닉도 하고 싶다. 양국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것 같다. 양국의 야구 발전에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바이아웃 문제가 잘 해결되길 바란다"고 대답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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