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1호선 온양온천역
실버 세대 위한 휴양형 마켓
온궁 수라상 등 보양식도

[이브닝신문/OSEN=정유진 객원기자] 중소기업청이 주관하는 2010년 문화 관광형 시장 육성사업 대상자로 10곳이 선정되어 올 한해 다양한 사업들이 펼쳐졌다. 10개의 시장 중 단연 눈길을 끄는 곳은 실버 세대를 위한 특화 프로그램으로 주목 받고 있는 온양온천시장. 도고장, 온천장과 더불어 아산 지역 대표 시장으로 수년간 군림해온 온양온천시장은 500여개의 점포가 들어선 대형 전통시장이다. 특히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온양온천역에서 내리면 5분 거리에 위치해 편하게 갈 수 있다.
조선시대 임금이 휴양차 방문하기 위해 지었다는 온양별궁이 있을 만큼 유수의 관광지와 온천으로 유명한 온양은 60~70년대에는 대표 신혼여행지로 각광받았다.
이는 과거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온양온천시장은 아산 지역의 문화관광자원을 활용해 휴양형 마켓으로 성공적으로 탈바꿈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매월 둘째, 넷째 주 토요일에 시장 일대에서 진행되는 ‘백화만발’ 프로그램은 창작공방과 더불어 다문화이웃의 음식을 선보이는 ‘월드 푸드 트레인’, 임금님 행차를 재현한 ‘온궁 행렬’ 등으로 꾸려져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임금의 건강 밥상을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재탄생시킨 ‘온궁 수라상’은 온양온천시장의 신선한 재료를 이용해 온궁양생탕, 천년고음국 등의 보양식으로 만들어져 시장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들기도 했다.
실버 세대를 위한 문화휴식공간으로 조성된 ‘유유자적’ 카페도 시장 명물로 떠올랐다. 특히 이곳에는 시장 상인으로 구성된 라디오 DJ가 직접 소소한 이야기를 전해주는 ‘온궁 라디오’가 들어서 유명세를 탔다. 아산 지역 실버세대로 구성된 ‘온궁 시니어예술단’도 시니어들의 재혼 문제를 다룬 악극 ‘아빠의 청춘’을 한 달간 공연하며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받았다.
이밖에 신혼여행의 달콤함을 다시 한 번 추억해보자는 의도로 마련된 ‘온양온천 옛이야기 투어-리마인드 허니문’은 온양온천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왔던 75쌍의 중년커플이 아산 지역 관광명소를 직접 둘러보며 옛 추억에 빠져보는 시간을 가진 뜻 깊은 행사였다.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홍학표(79), 이삼순(78) 부부는 “50년만에 온양을 다시 찾았는데 신혼여행 왔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남은 생 살아가면서 두고두고 이야기할 것 같아요”라며 만족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서민들의 희로애락과 함께해온 전통시장의 즐거운 변화가 더 반갑게 느껴지는 것은 사라져가는 전통시장에 대한 추억을 새롭게 만들어주고 있기 때문이 아닐는지. 이번 주말에는 복작복작 사람냄새 나는 시장에서 추억 한 바구니를 담아오는 것은 어떨까.
woori-03@hanmail.net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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