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로서는 어떻게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이범호 복귀를 놓고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와 협상하고 있는 한화. 그러나 협상이 지지부진하다. 이런저런 절차적인 문제점 때문에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 이범호 본인도 소프트뱅크-한화 사이에서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한 채 답답함을 호소하는 형국이다. 이에 대해 한화 구단은 "소프트뱅크가 이범호와 먼저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일단 한화 구단은 이적료가 관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에 부정했다. 최근 소프트뱅크가 한화에 이범호의 2011년 연봉 공동 부담과 함께 이적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며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그러나 한화 구단은 "이적료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소프트뱅크가 이범호와 협상을 통해 먼저 결론을 내야 한다. 그 부분에서 일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이범호를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시켰다. 한국인 손정의씨가 구단주로 있는 소프트뱅크는 한국 선수를 데려와 놓고 바로 내치는 것에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때문에 일본 내 이적보다는 한국으로 복귀하는 것이 모양새가 좋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이범호에게 향후 거취를 놓고 어떠한 언질도 주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 소프트뱅크가 이범호와 거취를 놓고 합의를 본다면 그때가야 한화는 일본야구기구(NPB)에 공식적으로 이범호에 대한 신분조회를 하고 복귀를 추진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 한화가 공식적으로 협상할 수 있는 창구는 소프트뱅크밖에 없다. 구단 관계자는 "소프트뱅크와 협상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영업기밀"이라고 함구했다. 연봉 부담 비율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였을 가능성이 높다. 한 야구 관계자는 "가장 좋은 건 한화에서 연봉을 부담하고 선수를 받으면 된다. 다만 연봉이 워낙 높으니까 문제가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화 구단은 "소프트뱅크가 이범호에게 어떻게 할 것인지 의사를 확실하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일본에서 계속 뛸지, 아니면 한국으로 돌아갈지 이범호도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이범호의 결단을 바라는 모습이었다. 어차피 2011년 받는 연봉은 일본이든 한국이든 모두 같기 때문에 이범호의 복귀 의사도 중요하다는 것이 한화 구단의 판단이다.
한화 구단도 이범호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우리팀에서 잘했던 선수고 당연히 지금도 필요한 선수다. 남도 아니지 않은가"라고 했다. 그러나 FA 대우는 없음을 확고히 했다. 해외 진출 후 돌아오는 선수는 완전한 FA 신분이 아니다. 더군다나 이범호는 아직 계약기간도 채우지 못했다. 한화 구단은 "일본에서 계약금을 받았는데 한국에서도 계약금을 받는 건 웃기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연봉 공동부담만으로도 부담스러운데 계약금은 어불성설이라는 얘기다.
한화 구단도 조심스럽다.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한 선수의 한일 이적은 지금까지 없었던 최초 사례다. 소프트뱅크와 협상은 향후 선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한화 구단도 "그래서 더욱 복잡한 문제"라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또 다른 야구 관계자는 "첫 사례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풀어가느냐도 중요하다. 지금 소프트뱅크와 한화가 서로 눈치만 보고 있으니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 어느 한 쪽에서 크게 양보하지 않는 이상 이범호가 잔류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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