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우, 양 어깨에 돌덩어리가…".
주장. 무거운 부담이다. 그러나 그가 아니면 양 어깨의 부담을 이겨낼 사람이 없다. '이글스의 안방마님' 신경현(35)이 3년 연속 한화 주장이 된다. 프로 13년차 베테랑 포수 신경현은 최근 한대화 감독으로부터 "주장할 사람은 너밖에 없다. 한 해만 더 주장을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지난 2년간 찼던 주장 완장을 내려놓으려던 신경현은 한 감독의 간곡한 부탁에 주장 완장을 또 다시 차기로 마음먹었다.
한화는 매년 12월 중순 선수단 투표를 통해 주장을 선출한지만 올해는 선수단 투표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한대화 감독이 일찌감치 신경현을 주장으로 찍었기 때문이다. 일본 나가사키 마무리훈련에서 나이가 가장 많아 임시주장을 맡았던 정원석도 후보로 떠올랐지만 그는 "주장은 내 몫이 아니다. 우리 팀은 (신)경현이 형이 계속 해야 한다"고 지지를 나타냈다. 3년 연속 주장은 한화 사상 처음.

신경현은 "감독·코치님이랑 대화를 많이 했다. 2년 연속으로 최하위하면서 마음고생이 심했고 책임감도 느꼈다. 주장을 그만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감독님께서 부탁을 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2~3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위로 14명이나 있었는데 이제는 아무도 없다. 최고참으로서 책임감도 크다"며 "다시 맡게 된 주장인 만큼 선수들을 잘 다독거리고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신경현은 119경기에서 타율 2할4푼9리 10홈런 40타점으로 활약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때리며 감춰뒀던 장타본능을 과시했다. 거포들이 많이 빠져나가버린 팀 사정에 따라 크게 휘둘렀다. 하지만 신경현은 "타격도 중요하지만 포지션이 포수다. 수비에서 역할이 더 크다. 아직 다른 팀보다 마운드가 떨어지는 만큼 어린 투수들이 잘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팀에 대한 애정이 크다. 주장으로서 팀을 한 번 일으켜보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신경현은 "내년이면 한화에서만 14년째다. 개인 성적도 중요하지만 팀 성적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올해 비록 최하위가 됐지만 어린 선수들한테 좋은 한 해가 됐다. 스스로 뭐가 부족한지 잘 알고 있다. 내년에는 올해처럼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올해보다 확실히 나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waw@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