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훈, "구자철, 비슷한 스타일인 박지성의 뒤를 밟아야지"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0.12.18 09: 16

"(구)자철이는 박지성과 비슷한 부류의 선수이기 때문에 같은 과정을 밟는다면 최고의 선수로 자라날 수 있다".
올 시즌 돌풍의 주인공인 제주 유나이티드 박경훈 감독은 요즘 머리가 아프다. 훌륭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지만 애제자인 구자철(21)의 향후 행보 때문이다. 유럽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구자철은 올 시즌을 마치기 전 스위스 진출설이 떠올랐다.
결국 구자철은 휴가 기간인 지난 9일 출국해 스위스 베른을 연고지로 하는 영보이스를 방문하고 돌아왔다. 이번 방문은 성사되기 전부터 논란을 빚었다.

 
구자철의 에이전트가 영보이스 측으로부터 '선수가 직접 방문해 눈으로 확인해보라'는 초청을 받은 뒤 제주 구단에 알리지 않고 방문을 추진한 것이 뒤늦게 알려져서다. 제주 구단이 일단 스위스행을 허락했지만 향후 불법적인 '사전 접촉'으로 비화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돌아온 구자철과 만난 박경훈 감독은 우려를 나타냈다. 박 감독은 "국내 축구의 중심이 될 선수가 스위스 리그 진출이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스위스와 벨기에 등은 이미 K리그가 넘어선 리그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 혹은 네덜란드 리그 정도의 수준이 되어야 구자철이 향후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자철이 진출하려는 스위스의 영보이스는 약체는 아니다. 하지만 구자철에게 현재 제시한 100만 달러의 연봉은 부족하다는 것. 리그 자체의 경쟁력도 크지 않기 때문에 박경훈 감독의 생각은 구자철이 좀 더 높은 곳으로 가야 한다는 것.
특히 박경훈 감독은 한국 축구의 아이콘인 박지성(2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비교했다. 구자철은 박지성과 같은 스타일의 선수이기 때문에 비슷한 과정을 밟으면 충분히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박경훈 감독은 "박지성의 경우 태어날 때부터 천재성을 지녔다기 보다는 노력을 통해 능력이 키워진 경우다"면서 "구자철의 경우에도 축구밖에 모르는 스타일이다. 따라서 스위스를 가지 말고 빅리그 바로 직전 단계인 리그로 가야 한다. 만약 스위스로 가게 된다면 다시 프랑스 혹은 네덜란드로 진출한 다음 도약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 박 감독은 "박지성도 네덜란드에서 시작해 잉글랜드까지 진출했다"면서 "따라서 구자철도 분명히 더 좋은 조건으로 갈 수 있다. 6개월만 기다린 후 정식으로 이적시장이 열린 상태에서 기회를 잡는다면 좀 더 안정된 곳에서 시작할 수 있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구자철과 제주의 계약 기간은 내년 말까지다. 제주와 구자철은 100만 달러의 '바이아웃 옵션'에 합의, 100만 달러가 넘는 이적료가 책정되면 선수가 원하는 이적을 막을 수 없는 상황이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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