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또 '은퇴 선언'… 왜 흔들리고 있나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0.12.18 08: 00

'한국 축구의 아이콘' 박지성(2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대표팀 은퇴 의사를 또 밝혔다. 직접은 아니고 아버지 박성종 씨를 통해서 내년 1월 열리는 아시안컵이 끝난 후 대표팀서 은퇴하겠다는 것.
지난 남아공 월드컵이 끝난 후 박지성은 아시안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2000년 4월 라오스와 아시안컵 1차 예선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박지성은 10년간 대표팀 주축 멤버로 뛰면서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 한 가지 있다. 국제대회에서 단 한 번도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한 것이다.
박지성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51년 만의 우승으로 한국축구에 역사를 남기고 싶은 열망이 강하다. 그래서 대표팀 합류도 직접 서둘러 오는 27일 선덜랜드전을 마치고 곧바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전훈에 참여한다.

박지성의 아시안컵 출전은 이번이 3번째다. 2000년과 2004년 대회에 두 차례 출전해 각각 3위와 8강 탈락을 경험했다. 2007년 대회 때는 오른쪽 무릎 연골 재생수술을 받아 출전하지 못했다.
초대 대회와 두 번째 대회서 우승을 차지한 후 50년 동안 정상에 등극하지 못한 대표팀에 우승컵을 안긴 후 물러나겠다는 박지성의 의지는 존중 받아야 한다. 하지만 대표팀의 주장이자 정신적 지주인 박지성의 은퇴 발표는 현재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조광래 감독의 행보와는 다른 모습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현역 시절 대표팀의 중추적 역할을 하며 '컴퓨터 링커'로 이름을 날린 조광래 감독은 32세이던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서 우승을 이끈 후 은퇴를 발표했다.  정점에서 은퇴를 한 조광래 감독과 박지성의 차이는 크지 않다.
하지만 조광래 감독은 선수들에게도 미리 자신의 은퇴를 알리지 않았다.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팀이 흔들릴 가능성을 미리 차단한 것. 사우디아라비아와 결승전서 결승골을 터트린 조광래 감독은 경기를 마친 후 은퇴를 밝혔다.
박지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조광래 감독보다 컸으면 컸지 작지는 않다. 그러나 전에 말한 적이 있다고 해도 현 시점에서는 본인이 직접 발표하지 않았고 아시안컵이라는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있는 마당에 은퇴를 논하는 것에 분명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미 선수들 사이에서도 분위기가 흔들리고 있다. '주장'이라는 존재에 대해 기대감이 컸던 선수들이기 때문에 51년 만에 우승을 도전하는 선수들은 더욱 분위기가 침체될 수 밖에 없다. 대회에 출전하기 전부터 흔들린다면 좀처럼 중심을 잡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 밖에 없다.
맏형 그리고 주장으로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더욱 고삐를 죄기 위한 '선언'일 수도 있다. 그러나 '기둥'이 흔들리면 '뿌리'가 안전할 가능성은 많지 않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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