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1일부터 60일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인천 전자랜드는 기존의 서장훈이라는 든든한 기둥에 문태종과 신기성이라는 노련한 선수들이 가세하며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결코 빼놓아선 안 될 인물이 한 명 있다. 바로 외국인선수 허버트 힐(26·203.5cm)이다. 묵묵한 일꾼 힐이야말로 전자랜드의 고공행진에 있어 일등공신이다.

지난 시즌 실질적인 전체 1순위로 대구 오리온스에 지명돼 한국농구와 인연을 맺은 힐은 그러나 재계약에는 실패했다. 54경기에서 평균 19.1점 9.5리바운드 2.17블록슛으로 골밑을 든든하게 지켰지만 국내 선수진이 약해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필요한 오리온스와 궁합이 맞지 않았다.
하지만 다시 드래프트에 나온 힐은 전체 5순위이자 실질적인 3순위로 전자랜드의 부름을 받아 2년 연속 한국 코트를 밟았다.
올 시즌에도 힐은 골밑에서 위력을 떨치고 있다. 20경기 모두 나와 평균 18.4점(6위) 8.75리바운드(6위) 2.40블록슛(1위)를 기록하고 있다. 득점과 리바운드는 지난 시즌보다 조금 떨어졌지만 블록슛은 소폭 상승했다. 특히 야투성공률이 지난 시즌 57.71%에서 올 시즌 70.18%로 크게 올랐다. 보다 더 효율적으로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최근에는 더블팀을 이용해 팀 동료들에게 효과적절한 패스를 돌리고 있다. 지난 18일 오리온스전에서는 올 시즌 가장 많은 5개의 어시스트까지 작성했다.
힐은 이 같은 활약을 모두 팀 동료들에게 돌렸다. "좋은 선수들이 많아 좋은 기록을 내고 있다"는 것이 힐의 설명이다. 힐은 "나에게 수비가 몰리면 서장훈, 문태종, 신기성이 득점한다. 그럴 때는 수비와 리바운드에만 집중하면 된다. 반대로 그들이 저조할 때는 내가 득점하면 된다. 팀이 좋아 슛 성공률도 높고 블록슛도 많이 하고 있다. 좋은 선수들 덕분에 좋은 경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장훈과 강력한 트윈타워를 형성하고 있는 힐은 최근 문태종, 정영삼 등과 2대2 플레이 비율도 크게 늘었다.
힐은 "문태종은 슛이 좋아 2대2 플레이가 용이하다. 나에게 더블팀을 쉽게 붙을 수 없다. 더블팀이 오더라도 반대편에는 또 서장훈이 있다. 공격하기가 아주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서장훈에 대해서는 "굉장히 좋은 선수다. 한국농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잘 해준다. 그와 함께 뛸 수 있어 굉장히 기쁘다"고 했다.
외국인 파트너 아말 맥카스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선배로서 코트 밖에서 보고 많은 조언을 해준다. 골밑에서 조금 더 터프하게 하라고 주문한다. 언제든 든든한 존재"라며 웃어보였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도 힐에 대해 대만족이다. 유 감독은 "힐에 대해 아주 만족한다"며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공헌도가 높다. 블록슛이 좋고 수비 반경도 넓기 때문에 우리 팀 전체적인 외곽 수비의 범위가 넓어졌다.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지난 시즌 브라이언 던스톤에 밀려 블록슛 2위에 만족해야 했던 힐은 올 시즌 이 부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야투성공률 부문에서도 2위로 1위 크리스 알렉산더(LG·73.43%)를 뒤쫓고 있다.
하지만 그는 개인 타이틀보다 팀 성적이 우선임을 확실히했다. 힐은 "개인 타이틀보다 팀의 정규리그 우승 더 나아가 플레이오프 우승이 목표"라고 말했다. 개인보다 팀을 먼저하는 마음씨까지. 최고 외국인선수 조건을 다 갖춘 힐이다.
waw@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