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발의 스페셜리스트' 몰리나(30, 성남 일화)가 팀이 0-4로 뒤진 상황서 두 골을 집어 넣으며 아시아챔피언의 자존심을 살렸다.
신태용 감독이 이끈 성남은 19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서 끝난 FIFA 클럽월드컵 UAE 2010 3~4위 결정전 SC 인터나시오날(브라질)과 경기서 2-4로 패했다.
성남은 주전 선수들의 부상과 경고 누적으로 수비가 약해진 상황서 인터나시오날에 4골을 허용하며 고전했다. 몰리나는 후반 39분 조재철이 전방으로 찔러준 공간 패스를 빠른 스피드를 통해 상대 수비 보다 먼저 선점하며 왼발로 한 골을 만들었고 후반 45분에는 조동건이 오른쪽 측면서 내준 크로스를 왼발로 밀어 넣었다.

알와흐다(UAE)와 준준결승전서 1골 2도움을 기록했던 몰리나는 이번 대회서 3골을 넣으며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2009년에는 포항 스틸러스의 데닐손이 대회 사상 최다인 4골로 최다 득점자에 올랐다.
성남은 주전 선수들의 부상과 경고 누적 공백으로 11명 중 7명을 1~2년 차인 어린 선수들로 구성했다. 팀 내서 사샤(31)에 이어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몰리나는 경기 후 가진 믹스트존 인터뷰서 맏형 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몰리나는 "국제 경험이 적은 어린 선수들에게 부담이 되고 힘든 경기였을 것이다. 한 경기로 많은 경험을 얻기는 쉽지 않다. 젊은 선수들이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팀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개인적으로 성남 선수들에게 큰 믿음을 가지고 있다"며 팀 내 젊은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한편, 몰리나는 이날 골 세리머니를 통해 가족에 대한 사랑을 전했다. 알와흐다전서 골을 넣은 후 친구들에게 소식을 전한다는 의미로 문자 세리머니를 선보였던 몰리나는 인터나시오날전서 두 골을 넣은 후에는 양손의 네 손가락을 하늘쪽으로 펼쳐 보이는 세리머리를 선보였다. 이에 대해 몰리나는 "네 손가락은 나, 아내 아들, 딸을 상징한다" 며 가족에 대한 사랑을 전했다.
몰리나는 올 시즌 많은 골과 도움을 기록한 것 뿐만 아니라 젋은 선수들이 많은 성남이 위기에서 흔들리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버팀목 역할을 했다. 몰리나는 단순히 기량이 좋은 용병이 아닌 성남 구단의 한 일원으로서 그라운드를 누볐다.
ball@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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