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장동건의 본격적인 할리우드 첫 진출작 '워리어스 웨이'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많아지고 있다. 북미와 한국에서의 흥행 성적이 부진하자 일부 평론가들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비난 공세를 퍼붓는 중이다. 과연 장동건은 이들로부터 뒷담화 듣고 손가락질 받을 잘못을 한 것일까.
잘 잘못을 따지기 전에 먼저 장동건의 필모그래피부터 살펴보자.젊은 시절 흔하고 흔한 꽃미남 연기자 가운데 한명이었던 장동건은 20대 후반 "소모품이 되지 않겠다"며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하는 등 자기 개발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 드디어 30살, 곽경택 감독의 '친구'에서 "내가 니 시다바리가" 등 영화계 명대사를 쏟아내며 연기파 배우로 우뚝 섰다.
이후 영화에 올인한 장동건은 최근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곧 연기 시작한 지 20년인데 작품수가 매우 적다. 외적인 컨디션이 좋을 때, 그걸 십분 활용한 작품이 없다는 데 아쉬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제 40살, 불혹을 코 앞에 둔 그가 또 한번의 자기 반성과 변신을 예고한 셈이다.

그런 장동건에게 '워리어스 웨이'는 배우 인생의 두 번째 전환점이 될 작품으로 기록될만 하다. 할리우드 진출의 꿈을 이뤘고, 감동 드라마 '샤인'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갖고 있는 제프리 러쉬를 비롯해 할리우드의 미녀스타 케이트 보스워스, '로빈후드'와 '타이탄'의 인상파 배우 대니 휴스턴 등과 함께 열연을 펼쳤다.
영어 연기? 원어민처럼 대사하지않고 영화 속 배역 그대로 영어에 서투른 외국인 검객을 연기함으로서 오히려 물 흐르듯 자연스런 분위기를 연출했다. 할리우드에 처음 나선 동양 배우들이 곧잘 저지르는 실수를 막을수 있었던 것은 장동건이 할리우드 영화의 부속물로 캐스팅되지않고 미국 시장을 직접 겨냥한 한미 합작영화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덕분이었다.
결과적으로 장동건은 '무극' 등으로 중화권 시장에서 상품 가치를 높인데 이어 '워리어스 웨이'의 전미 개봉으로 할리우드에서 자기 이름을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흥행 성적은 박스오피스 9위 정도에 머물러 기대에 못미쳤지만 그렇다고 장동건 자신의 노력과 시도가 폄하될 이유도 없는 까닭이다.
그런데 왜 장동건을 끌어내리지 못해 안달일까. 심형래의 '디워'가 미국 시장을 노렸던 것과 비슷한 논리로 평론가들은 장동건과 '워리어스 웨이'를 비웃고 있다. 넘지못할 강과 오르지 못할 산을 언감생심 넘봤다는 것이다. 혹자는 아직 준비도 안된 채 너무 일찍 할리우드로 나간 것 아니냐고 따진다. '흥행 부진'이란 결과물을 토대로 마음껏 자기 주장만을 펼치고 있는 게 이들의 궤변임에 분명하다.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라도 했다면 어떤 찬사들이 쏟아졌을지 또 모를 일이다.
'워리어스 웨이'는 웨스턴과 무협을 결합한 장르 영화라는 측면에서 호불호가 크게 갈릴 영화다. 또 한국계 이승무 감독이 실험적 연출을 함으로써 대중 입맛과 다소 동떨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여러가지 장점도 많은 영화였고 이같은 시행착오를 거쳐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는 할리우드 시장에 동양 자본이 비집고 들어갈 틈새는 결국 열릴 것이다.
영화 한 편을 놓고, 겁내는 자의 평론과 두려워하지 않는 자의 도전이 이처럼 큰 시각 차를 드러낸다는 게 새삼 신기할 정도다.
[OSEN=엔터테인먼트 팀장]mcgwire@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