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모비스 양동근(29·181cm)은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주전 포인트가드로 활약한 그는 소속팀 모비스로 복귀한 뒤에도 매경기 풀타임에 가까운 시간을 소화하고 있다. 그러나 승리라는 열매가 따라주지 않아 심적으로 더 힘들었다.
그랬던 양동근이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양동근은 19일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0~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부산 KT와 원정경기에서 4쿼터 막판 결정적인 3점슛 2방 포함 21점 5어시스트 3리바운드로 활약하며 79-69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모비스는 시즌 5연패와 함께 팀 최다 타이기록이었던 원정경기 9연패 사슬도 함께 끊어냈다. 그 중심에 바로 '해결사' 양동근이 있었다.
양동근은 "선수들이 연패를 하는 동안 반성을 많이 했다.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지만 오늘 승리를 계기로 다시 올라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연패 탈출 소감을 밝혔다. 결정적인 3점포 2개에 대해서는 "운이 좋아 들어간 것이다. 선수들이 파울 트러블에 걸려 어려움이 있었지만 막판 집중력을 발휘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4~2005시즌 데뷔한 양동근은 신인 시절 기록한 7위가 최저 팀 순위. 그외에는 모두 최소 4강 이상이었다. 양동근에게 하위권은 어색한 일이다. 그는 "기존 선수들이 군대와 FA 이적으로 모두 빠져 지난해보다는 부담이 덜하다. 하지만 예전에 함지훈과 김효범이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듯 우리도 지금 힘든 시기를 이겨내면 언젠가 영광의 날이 다시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어느덧 하상윤, 김동우, 박종천에 이어 팀 내 4번째 서열이 된 양동근은 후배들의 기를 살려주느라 바쁘다. 이날 경기에서도 백업 가드 김종근이 어이 없는 턴오버를 저지를 때마다 오히려 머리를 쓰다듬고 엉덩이를 쳐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모든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 박수쳤다.
양동근은 "나도 턴오버를 저지르면 동료들 보기가 미안한데 후배들은 오죽하겠나. 그래서 더 많이 이야기하면서 기를 북돋아주려고 한다. 그게 조금씩 좋은 결과로 나오는 듯하다"며 웃어보였다.
이어 양동근은 "아직 시즌은 반도 지나지 않았다. 앞으로 조금씩 더 좋아질 수 있을 것이다. 고비를 넘기고 이겨내면 앞으로 더 좋은 경기를 많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평균 6.9어시스트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개인 기록은 신경쓰지 않는다. 기록을 잘 보지도 않는다. 그것보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거나 상처받지 않았으면 한다"며 고참다운 책임감을 보였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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