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그 사건이 불펜투수들을 더욱 뭉치게 한 계기였던 것 같아요".
올 시즌 8승 4패 2세이브 23홀드(1위) 평균 자책점 1.73으로 활약하며 계투진의 핵 노릇을 한 정재훈(30. 두산 베어스)이 시즌을 돌아보며 지난 9월 마무리 이용찬의 전열 이탈에 대해 이야기했다.

20일 잠실구장서 자율훈련에 몰두하던 정재훈은 "타이틀 욕심은 없었다. 그저 마지막 포스트시즌에서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것이 아쉬웠던 한 해"라며 활약을 자평했다. 페넌트레이스서 8개 구단 최고의 계투 요원으로 활약했던 정재훈은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서 잇단 4개의 피홈런으로 팬들의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해 선발로 뛰다가 어깨 통증으로 인해 계투 요원으로 시즌을 마쳤던 정재훈은 호성적으로 다음 시즌 연봉 인상을 노리는 중. 라쿠텐 이적이 확정된 켈빈 히메네스를 제외하고 선발 김선우에 이어 투수 고과 2위를 기록한 정재훈은 "지난주 첫 협상을 가졌는데 내가 목표하는 수치와 큰 차이가 없다. 조만간 도장을 찍게 될 것 같다"라며 보강 훈련에 여념이 없었다.
뒤이어 그는 지난 9월 주전 마무리 이용찬이 음주운전으로 인해 전열 이탈했던 시기를 떠올렸다. 당시 두산은 갑작스러운 충격파에 정재훈을 임시 마무리로 놓는 등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위기를 맞기도 했다.
당시를 떠올린 정재훈은 아끼는 후배의 그릇된 행동에 안타까움이 섞인 한숨을 뱉었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계투 요원들이 한데 뭉치는 계기가 되었음을 털어놓았다.
"용찬이. (잠시 정적) 용찬이가 빠져나갔던 것은 정말 아쉬운 일이었지만 오히려 계투 요원들이 '한 번 힘내보자'라고 마음을 하나로 했던 계기같아요. 게다가 그 당시 (고)창성이도 대표팀에 걸맞는 성적을 올려야 했기 때문에 서로 응원하면서 버텨나갔습니다".
뒤이어 그는 포스트시즌 4피홈런에 대해 "당시 피홈런에 대해 '용찬이가 없어서 내가 홈런을 허용했다'라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내가 나가야 할 타이밍이었고 당연히 막았어야 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라며 변명보다 스스로의 책임감을 다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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