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자리가 모자랄 지경이다. 고원준을 영입한 롯데의 행복한 고민이 시작됐다.
롯데는 20일 우완 이정훈(33), 좌타 외야수 박정준(26)을 보내는 조건으로 넥센으로부터 우완 유망주 고원준(20)을 영입하는 2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핵심은 역시 고원준이다. 내년이면 만으로 21세밖에 되지 않는 우완 유망주를 영입하면서 롯데는 즉시 전력보강과 함께 미래까지 기약할 수 있게 됐다. 일단 당장 내년 시즌 선발 경쟁부터 치열하게 됐다.
천안북일고를 졸업한 2년차 고원준은 올해 혜성처럼 등장하며 넥센의 미래로 기대를 모았다. 올해 30경기에서 5승7패 평균자책점 4.12를 기록했다. 올해 넥센 토종 투수 중 가장 많은 131이닝을 소화한 그는 22차례 선발등판에서 9차례 퀄리티 스타트를 작성할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적으로 부치는 모습이었지만 충분히 인상적인 내용으로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 놓은 상황. 그런 시점에서 롯데로 트레이드된 것이다.

롯데는 올해 선발투수가 좋은 팀이었다.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전체 5위(4.88)였지만 대신 가장 많은 평균 투구이닝(5.79)을 소화했다. 퀄리티 스타트가 63회로 가장 많았으며 선발승도 54승으로 리그 전체 1위였다. 5회 이전 조기강판도 29회로 KIA(28회) 다음으로 적었다. 그만큼 안정된 선발 마운드를 구축한 팀이었다.
외국인 투수 라이언 사도스키가 10승8패 평균자책점 3.87로 실질적인 에이스 노릇을 한 가운데 '토종 에이스' 송승준이 14승6패 평균자책점 4.39을 올렸다. 여기에 장원준이 12승6패 평균자책점 4.43으로 뒷받침했다. 두 자릿수 선발투수가 3명이나 되는 팀은 롯데가 유일했다. 여기에 시즌 중반부터 가세한 이재곤이 8승3패 평균자책점 4.41, 김수완이 5승2패 평균자책점 3.96이라는 깜짝 활약으로 선발진에 큰 힘을 보탰다.
시즌 후 롯데는 사도스키와 재계약하며 올해 선발 전력을 그대로 지켰다. 그런 가운데 카림 가르시아를 내보내고 새로운 외국인선수로 베테랑 우완 투수 브라이언 코리와 계약했다. 롯데는 일단 코리도 선발투수로 쓸 방침을 밝혔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유망주' 고원준까지 데려오며 화룡점정을 찍었다. 당장 내년 시즌 선발 후보로 기존의 5명에 2명이 더해졌다. 다섯 자리를 놓고 7명이 경합을 벌이는 형국이 됐다.
경쟁은 내부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 상대적으로 기복이 심한 송승준과 장원준 그리고 올해 막 피어 오른 이재곤과 김수완에게는 건전한 자극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이가 가장 많은 코리에 이어 가장 어린 고원준을 데려온 롯데는 신구조화라는 모양새까지 갖춘 모습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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