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日정벌 3요소, 구위·승짱 그리고…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12.21 07: 06

'코리안특급'박찬호(37)가 화려했던 메이저리그 생활을 정리하고 일본 정벌에 나섰다.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 오릭스 블루웨이브 구단은 20일 홈페이지를 통해 박찬호와 계약을 발표했다. 계약 기간 및 연봉 액수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난 10일 계약한 '승짱'이승엽(34)과 비슷한 금액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박찬호가 일본에 진출한 것 만으로도 깜짝 놀랄만한 소식이다. 지난 1994년 미국프로야구(MLB) LA 다저스(1994∼2001년)에 입단한 박찬호는 텍사스 레인저스(2002∼2005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2005∼2006년), 뉴욕 메츠(2007년)를 거쳐 2008년 '친정팀' LA 다저스에 복귀했다. 2009년 필라델피아로 이적 후 2010년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목표로 뉴욕 양키스와 계약했지만 시즌 중반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이적 후 시즌을 마감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17년 동안 7개 팀 유니폼을 입고 476경기 1993이닝 124승 98패 평균자책점 4.36 1872피안타 1715탈삼진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일본인투수' 노모 히데오(41)가 가지고 있던 아시아 최다승을 갱신하며 미국프로야구에 아시아 최고 투수로서 이정표를 남겼다.
그렇다면 박찬호가 생소한 일본야구 정벌이 가능할까. '씽씽한' 올 시즌 후반기 구위, '튼튼한' 현재 몸 상태, 그리고 당당한 자신감을 놓고 볼 때 박찬호의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
박찬호는 올 시즌 전반기 양키스에서 27경기에 등판 2승1패 평균자책점 5.60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피츠버그로 옮긴 후 25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3.49로 호조를 보였다. 양키스에서 불규칙하게 마운드에 오른 것에 반해 박찬호는 피츠버그에서 적어도 2∼3일에 한번씩은 마운드에 오르며 자신의 피칭 리듬을 되찾으며 위력적인 공을 뿌리기 시작했다.
더불어 피츠버그 트레이너의 도움으로 햄스트링 부상 부위를 회복했을 뿐 아니라 몸도 더 건강하게 만들 수 있었다. 박찬호도 귀국 인터뷰에서 "후반기 컨디션을 회복하는데 피츠버그 트레이너의 도움이 컸다"고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특히 124승 아시아 신기록을 작성했던 경기에서 직구 최고 구속이 153km까지 나왔고,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컷 패스트볼 등 여러 가지 구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코리안특급'이 아직 죽지 않고 건재함을 보여줬다.
여기에 아내의 나라인 일본으로 건너간 만큼 가족들과 함께 안정된 가정 생활 속에서 안정된 마음 속에서 공을 던질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마운드 위에서 당당한 모습을 충분히 예상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생소한 일본리그로 건너간 것은 분명 박찬호가 적응하고 극복해야 할 숙제다.
일본 타자들의 경우 메이저리그에 비해 파워는 떨어지지만 배트 컨트롤, 공을 맞추는 컨택트 능력, 선구안이 매우 좋다. 이 부분 만큼은 힘 좋은 메이저리거들보다 뛰어나다. 이 때문에 박찬호가 시즌 초반 고생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박찬호에게는 확실한 '지원군' 이승엽이 있다. 이승엽은 일본에서 7년간 활약한 만큼 박찬호에게 일본 타자들을 상대할 때 필요한 노하우를 충분히 전수해 줄 것이다.
박찬호는 또 이승엽과 함께 가슴속 깊이 태극기를 새기고 한국인으로서 자존심을 지키려고 불 끓은 투지를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꿈틀거리며 우타자 몸쪽 깊숙이 파고드는 투심 패스트볼, 12시에서 6시방향으로 떨어지는 낙차 큰 커브, 우타자 바깥쪽으로 빠르게 휘어져 나가는 예리한 슬라이더, 여기에 메이저리그 아시아 최다 124승을 달성하기까지 가능했던 150km 직구도 여전하다.
박찬호가 내년 시즌 일본야구 정벌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agassi@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