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 중 다행이다.
부산 KT가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박상오(29·196cm)의 부상이 검진 결과 우려보다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올 시즌 최고의 기량 발전을 보이며 KT의 기둥으로 자리 잡은 박상오는 지난 19일 울산 모비스와 홈경기에서 2쿼터 막판 왼쪽 엄지발가락을 다쳤다. 3쿼터에 다시 투입됐으나 통증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교체 사인을 보냈다. 그 뒤로는 코트로 돌아오지 못했다.
박상오는 20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았다. 다행히 발가락 뼈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결과가 나와 KT로서는 안도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여전히 발가락에 멍이 많이 들어있는 데다 통증도 남아있다. 당장 경기에 출장할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박상오는 "어느 정도 참을 수 있다"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지만, 코칭스태프에서는 부상이 악화될 수 있기에 신중한 모습.
올 시즌 KT는 그야말로 최악의 부상 병동이 되어버렸다. 김도수부터 시작해 송영진 최민규 표명일 그리고 박상오까지 주전급 선수 5명이 줄줄이 부상으로 쓰러졌다. 특히 박상오의 부상은 팀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선수라는 점에서 치명타가 될 수 있었다.
KT 구단 관계자는 "우리 선수들이 다치기만 하면 뼈가 부러지고 그러니까 (박)상오도 처음에는 겁을 많이 먹었다. 그래도 뼈에는 이상이 없어 다행이지만 본인이 팀 내 비중을 알고 있으니 답답해 한다"고 전했다.
지난 2007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KT에 지명받은 박상오는 4년차가 된 올 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20경기 평균 16.3점 5.6리바운드. 지난 3시즌간 기록한 평균 8.1점 2.8리바운드의 두 배가 넘는 수치를 낼 정도로 성장했다.
국내선수 득점 5위와 리바운드 4위에 랭크될 정도로 절대적인 존재감이다. 야투성공률도 58.0%로 국내선수 1위. 지난 3시즌간 야투성공률(46.0%)보다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3점슛 성공률도 31.2%에서 42.3%로 크게 올랐다. 과감한 골밑 플레이는 물론 외곽슛까지 장착해 내외곽을 넘나들며 종횡무진 코트를 누볐다.
전창진 감독은 "여름에 열심히 훈련한 결과"라며 "특히 슛이 정말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박상오에 대한 의존도가 컸다. 그래서 전 감독은 "매경기 40분 풀타임 가까이 뛰는 박상오에게 특히 미안하다. 괜히 혹사시키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때문에 그의 부상은 전 감독을 더욱 어둡게 만들었다. 하지만 다행히 뼈에는 이상이 없는 만큼 장기 결장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박상오와 달리 주전 포인트가드 표명일은 적어도 3주 정도는 코트에서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박상오와 같은 날 같은 병원에서 재검진을 받은 표명일은 늑골 부상 상태가 심해 3주 정도는 뛰기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다.
KT는 2군 선수들을 3명이나 1군 엔트리에 올려놓을 정도로 선수난을 겪고 있다. 다음 경기는 오는 22일 '통신 라이벌' 서울 SK와 원정경기. 박상오가 큰 부상이 아니라는 희소식이 들어왔지만 부담스런 일전이 기다리고 있어 KT의 고민이 여전히 크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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