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수, "잔류 가능 발언은 인천에 보내는 메시지"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0.12.21 08: 20

"해외 이적이 아닌 이상 인천에 남겠다".
올 시즌 22골을 터트려 득점왕에 오른 유병수(22, 인천)가 지난 20일 2010 쏘나타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꺼낸 얘기다.
시상식에서 나올 법한 훈훈한 발언이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 숨겨진 메시지는 차갑고 분명했다. 이적시장에 매물로 나온 유병수가 소속팀 인천에 해외 이적이 아니면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유병수가 소속팀 인천과 날을 세우기 시작한 것은 최근 재계약 제안을 거부하면서다. 인천은 유병수가 13일 대표팀 전지훈련에 합류하기 직전까지 재계약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합의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K리그에 정통한 한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유병수가 재계약 조건으로 3년차 재계약 조건을 뛰어넘는 수준을 요구한 반면 인천은 국내 선수 최고 연봉인 2억 원을 제시했다. 인천이 내년 유병수를 FA로 풀어줄 생각이 아니라면 이적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천의 한 관계자도 시상식에서 만나 "재계약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마지막까지 재계약도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이적을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만약 유병수를 FA로 풀어주는 상황이 나온다면 구단은 최악의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다"고 설명해 이 같은 상황을 인정했다.
문제는 인천이 추진하는 이적이 해외 이적보다는 국내 이적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아무래도 유병수의 몸값을 더 받아낼 수 있는 쪽은 유병수를 잘 알고 있는 K리그이기 때문이다. 수원 삼성과 FC 서울 그리고 울산 현대 등이 유병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구단들이다.
더군다나 K리그 내 이적은 유병수의 동의가 없는 상황에서도 진행시킬 수 있어 인천에 수월하다. K리그는 구단이 선수의 계약기간이 남은 상태에서 원구단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타 구단에 선수 동의 없이 이적시킬 수 있다.
이에 대해 유병수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국내 이적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시상식에서 해외 이적이 아닌 이상 인천에 남겠다고 말한 것도 이런 상황을 의식해 구단에 보내는 메시지다"면서 "나도 인천에 남고 싶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히 말하고 싶다. 선수는 한 만큼 연봉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단도 그만큼 해주는 것이 프로의 세계다"고 말했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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