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플레이오프 경험이 없어서 어떻게 돌아가지는지 잘 모른다. 그러나 나 역시도 10월 플레이오프에서 공을 던지고 싶다".
미국프로야구(MLB) '고독한 에이스' 젝 그레인키(27)가 정들었던 캔자스시티 로열스, 그리고 등번호 '23번'을 뒤로하고 '13번'이 새겨진 밀워키 브루워스 유니폼을 건네 받았다.
21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공식사이트 '엠엘비닷컴(MLB.com)'은 밀워키 구장을 찾은 그레인키와 락커룸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그레인키는 트레이드를 요청한 이유와 새로운 팀에서 목표를 명확하게 설명했다. 그는 현지 언론 앞에서 "지금까지 플레이오프 경험이 없어서 어떻게 돌아가지는지 잘 모른다. 그러나 나 역시도 10월 플레이오프에서 공을 던지고 싶다"며 포스트시즌에 진출, 가을에도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을 솔직히 드러냈다.
그는 또 "투수는 얼마 동안 계속 던질 지 모른다. 나는 당장 승리를 거둘 수 있는 팀을 원했다. 그래서 밀워키가 명백하게 승리를 할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했다. 결과에 매우 행복하다"며 웃음을 지었다.
밀워키는 '사이영상 투수'그레인키를 영입하기 위해 특급 유망주 4명을 내주는 대출혈을 감수했다. 밀워키는 캔자스시티로부터 그레인키와 유격수 유니에스키 베탄코트, 여기에 200만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발 빠른 외야수 로렌조 케인, 젊은 유격수 알사이드 에스코바, 우완 유망주 투수 제이크 오디리지, 그리고 미래의 마무리투수 제러미 제프리스를 반대급부로 내줬다.
지난 2009년 16승8패 평균자책점 2.16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그레인키. 그의 명성만 놓고 보면 이번 트레이드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몇 시즌만 지나면 팀의 주전 내야수, 외야수, 선발투수, 마무리투수가 될 전력이기에 결코 쉽지 않은 트레이드였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그레인키도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판타지 미식축구에서 그린베이 패커스 쿼터백 애론 로저스와 리시버 그렉 제닝스를 트레이드로 영입하려 했지만 실패한 경험을 털어 놓으며 이번 트레이드를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야구에서도 마찬가지로, 문제는 항상 무언가를 얻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신은 가지고 있는 것을 좋아한다. 가지고 있는 것을 포기한다는 것은 정말 힘든 것이다"고 말했다.
특급 투수를 얻은 밀워키 밥 멜빈 단장도 "그레인키는 우리가 항상 원하던 그런 투수였다"며 "그를 영입하기 위해 계속해서 캔자스시티 단장 데이튼 무어에게 전화를 걸었다"며 트레이드 과정을 밝혔다.
그는 또 "우리도 값비싼 트레이드였다는 것을 안다. 우리는 매우 재능있는 선수들을 포기했다. 만약 내가 캔자스시티 데이튼 무어 입자이었어도 똑같은 선수들을 선택했을 것"이라며 "그리나 우리도 27살의 젊고 유능하고, 포스트시즌에 강한 열망을 드러내고 있는 사이영상 투수를 얻었다"며 기뻐했다.
그레인키의 영입으로 기존 에이스 요바니 가야르도(24)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트레이드 해온 션 마컴(29)까지 든든한 3선발을 꾸린 밀워키는 올 시즌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3위에 머물렀지만 '왕자' 프린스 필더, 라이언 브런, 코리 하트, 리키 윅스, 케이시 맥기히 등과 같은 파워와 정확성까지 겸비한 뛰어난 타자들이 있는 만큼 내년 시즌 지구 우승 또는 와일드카드 경쟁을 할 준비는 됐다.
내셔널리그 선발진 순위를 묻는 질문에 밀워키 론 로닉 감독은 "순위를 매기는 것은 어렵다"고 난감한 표정을 지은 뒤 "우리는 정말 좋다. 순위를 정하기 싫다. 그러나 우리는 정말 좋다"며 내년 시즌 자신감을 나타냈다.
승리와 포스트시즌을 위해 밀워키를 택한 그레인키. 그레인키를 영입해 가을 야구를 하려는 밀워키. 내년 시즌 그들의 소망이 이뤄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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