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잘할 수 있었거든요. 체력이 모자랐기보다 제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지요".
확실한 주전으로서 자리매김을 노린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수비 능력과 특유의 빠른 발, 타격 정확성을 앞세워 데뷔 이후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오재원(25. 두산 베어스)이 다음 시즌 목표로 '주전 자리매김 및 50도루 달성'을 이야기했다.

올 시즌 오재원은 123경기에 출장해 2할7푼6리 37타점 35도루(4위)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규정타석 이상을 기록하는 동시에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주전 2루수 고영민의 부상 여파로 인한 위기를 맞았던 두산임을 감안하면 오재원의 활약상은 분명 값졌다.
시즌 종료 후 허리 통증으로 인해 몸 상태가 좋은 편이 아니었던 오재원은 최근 잠실구장서 자율훈련에 몰두 중이다. 특히 타격 파워 증강을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에 열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4번의 시즌을 치른 오재원은 아직 프로 통산 홈런이 0이다.
"더 잘할 수 있었던 시즌이었는데 너무 아쉬워요. 체력이 부족했다기보다 제 스스로 노력이 부족한 탓이겠지요. 힘에 부쳤을 때 그저 체력 비축에 힘쓰기보다 오히려 그 때 보강훈련을 했어야 했는데".
데뷔 초기 안정적인 2루수라고 보기는 힘들었던 오재원은 올 시즌 수비 면에서도 한결 나아진 모습을 과시했다. 본래 포지션이 유격수였으나 팀 사정 상 여러 포지션을 소화해야 했던 오재원에게 2루 적응력이 높아졌는지에 대해 물어보았다.
"완전히 적응되었습니다. 2루 수비에 쏟았던 연습량이 있는 만큼 잘해내야지요. 다만 여러 포지션을 전전했다는 점이 고충이기는 했습니다".
시즌 초 고타율에도 불구, 광저우 아시안게임 1차 엔트리에 오르지 못한 오재원은 2012시즌 이후 군입대를 계획하고 있다. "벌어놓을 수 있을 때 많이 벌어둬야지요"라며 웃은 오재원은 다음 시즌 목표에 대해 "2년 연속 규정타석 진입 및 50도루"를 이야기했다.
"내년에는 규정타석 진입을 기본으로 50도루를 하고 싶어요. 시즌 중 발목 부상을 당한 적이 있었는데 그 부상이 아니었더라면 도루 10개 정도 더 할 수 있었거든요".
시즌 초 3할대 중반의 타율을 기록했던 만큼 3할 타율에 대한 욕심이 없는지에 대해 묻자 오재원은 "3할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겠더라"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와 함께 오재원은 팀 선배 이종욱과 올 시즌 넥센 톱타자로 자리매김한 장기영의 예를 들며 체력완비-기술보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종욱이형이 얼마나 위대한지 느낀 한 해였어요. 테이블 세터 요원들은 기본적으로 경기 당 1~2개의 안타에 최소 1번 이상의 볼넷 출루에는 성공해야 하잖아요. 팀에서 원하는 지시를 충실히 소화하면서 체력관리에도 힘을 쏟아야 되니 3할을 기록한다는 게 그냥 말처럼 쉬운 건 아닙니다. 종욱이형이 얼마나 위대한지 깨달은 한 해였습니다".
"(장)기영이형이 올해 정말 좋은 활약을 펼쳤잖아요. 그런데 페이스 조절이 결코 쉽지 않은 자리라 결국 그 형도 3할에는 실패했더라구요. 체력을 완비하고 기술을 함양해야 되는 자리인만큼 비시즌 동안 정말 많이 준비해두려고 합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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