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게 되는 그날 저는 한국에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한국 프로야구에 진출하는 것입니다".
메이저리그 통산 124승에 빛나는 '원조 코리안 특급' 박찬호(37)가 새 소속팀 오릭스 버팔로스 입단 소감을 밝혔다.

박찬호는 21일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피트니스 센터 'PARK 61'에서 오릭스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1994년 한양대를 중퇴하고 LA 다저스에 입단한 이래 박찬호는 17시즌 통산 124승 98패 2세이브 평균 자책점 4.36을 기록하며 동양인 투수로 메이저리그 통산 최다승 기록을 보유 중이다.
이날 입단 기자회견에는 무라야마 요시오 오릭스 구단 본부장은 물론 이종철 오릭스 캐피탈 코리아 상무이사가 함께했다. 이승엽(34)은 물론 박찬호를 영입해 한국내 오릭스 팬들의 저변을 넓히고 홍보효과를 통해 금융 시장에서도 세간에 확실히 오릭스를 각인시키겠다는 그룹 차원의 영입임을 알 수 있다.
동석한 무라야마 본부장은 박찬호의 보직에 대해 "선발 투수"라고 밝혔다.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고민 속 많은 생각을 했다"라며 운을 뗀 박찬호는 "선수로서 야구를 하는 것은 변함이 없었다. 어디서 하기 보다 어떻게 야구를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새 소속팀을 찾고자 했다"라고 밝혔다.
뒤이어 그는 "3년 전 마이너리그서 한 시즌을 보내며 은퇴를 생각했을 때 다시 재기해야 겠다는 마음을 먹고 희망도 갖고 도전했다. 그 목표는 124승이었다"라며 "124승을 기록한 뒤에는 어디서 어떻게 은퇴해야 하는 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가족들을 생각하면서 아이들이 더 커가며 고생하는 아내를 보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활하는 내 모습을 보는 부모님과 가족들의 어려움을 돌아보며 은퇴 시기를 생각하게 되었다"라는 말로 가족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메이저리그에서의 은퇴를 결정한 이유임을 설명했다.
"마지막은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해야 겠다라고 팬들 앞에 약속했다"라며 은퇴를 한국에서 할 계획임을 밝힌 박찬호는 "당시 한국 복귀를 염두에 두었으나 더 많은 고민을 하던 시점에서 아내와 이야기를 했고 기왕이면 일본에서도 활약을 해보고 한국으로 돌아와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이 어떻겠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서의 경험이 내게도 좋은 공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일본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라며 오릭스행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이유를 답했다.

"지난달 지인의 주선 아래 오릭스와의 입단 교섭 자리가 만들어졌고 그 기회가 이뤄졌다"라며 입단 계약이 치러지게 된 이유를 밝힌 박찬호는 "처음 미국에 갔을 당시 야구를 하면서 너무나 많은 것들과 싸우며 적응하고 이겨내며 삶의 많은 부분이 도전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뛰었던 것 같다. 내년 일본에 갈 때는 처음 미국에 갔을 때처럼 도전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갖겠다. 야구는 물론 언어와 타자, 감독, 코치, 팬 모두가 내게는 생소하기 때문에 도전하는 마음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한다"라며 도전정신을 앞세웠다.
"많은 분들이 실망도 하고 아쉬워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더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더 큰 의미를 갖고 결정한 것이다. 가족적 측면 등 개인적인 면에서도 많이 생각했으나 더 넓은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는 공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박찬호는 '국민타자' 이승엽과 함께 뛰는 데 대해 "흥미롭다. 이승엽이 재기하고 선전할 수 있도록 내가 도울 수 있는 부분에서 최대한 돕고 싶다. 낯선 곳에서 도전하는 내게도 이승엽이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는 말로 상부상조의 자세로 나아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뒤이어 그는 "한국-일본 야구의 교류 차원에서 중요한 역할의 한 시작이 되었으면 한다. 제일 먼저 하고 싶던 이야기는 일본에 가기로 결정함으로써 마음이 서글프다는 생각을 했다. 17년 동안 미국에서 교민들의 많은 도움과 응원 속에서 17년 동안 메이저리그서 잘 버틸 수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분들의 마음에 아쉬움을 남긴 것 같다. 그분들 곁을 떠난다는 생각이 드는데 미국서의 교민들과 야구 팬들, 그리고 내게 많은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 메이저리그 은퇴라고 생각하는 데 지난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을 때 마음과 같다"라는 말로 애석함을 넌지시 비췄다.
박찬호의 계약에 대해 정태호 팀61 대표이사는 "1년 연봉 120만 달러에 인센티브 100만 달러로 최대 220만 달러(한화 약 25억4100만원)이며 매 이닝 10만원 씩 한국 내 복지재단에 오릭스가 기부하며 한국인 코치 연수와 유소년 야구 발전 기금을 구단이 부담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farinelli@osen.co.kr
<사진> 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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