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가뭄' 신인 3할 타자, 왜 어려울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0.12.22 08: 00

프로야구에서 나오지 않고 있는 것 하나. 바로 신인 3할 타자다. 지난 1998년 삼성 강동우를 끝으로 신인 3할 타자는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 무려 12년째 신인 3할 타자가 배출되지 않고 있다. 지금은 한화에 몸담고 있는 강동우는 그 이유에 대해 "대졸과 고졸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고졸 신인타자가 입단하자마자 3할 타율을 기록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역대 프로야구에서 신인 자격으로 3할 타율을 친 타자는 모두 13명밖에 되지 않는다. 1983년 삼성 장효조(0.369) OB 박종훈(0.312) 롯데 유두열(0.307) 등 3명의 선수가 신인으로서 3할 타율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1985년 해태 이순철(0.304), 1987년 빙그레 이정훈(0.335), 1989년 삼성 강기웅(0.322), 1990년 해태 이호성(0.304), 1992년 삼성 동봉철(0.317), 1993년 삼성 양준혁(0.341), 1994년 LG 서용빈(0.319) 유지현(0.305), 1997년 LG 이병규(0.305) 그리고 1998년 삼성 강동우(0.300)가 그 주인공들이다.
공통점은 모두 대졸 선수들이라는 점이다. 1983년 3명의 신인 3할 타자들은 실업리그에 몸담고 있었을 정도로 완숙한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었다. 이후 등장한 10명의 신인 3할 타자들도 대학에서 4년간 숙성시킨 방망이 실력을 프로 데뷔 첫 해부터 뽐냈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학을 경유하기보다 바로 프로 직행을 택하는 선수들이 많아졌다. 프로에 오더라도 당장 선배들을 밀어내고 주전 자리를 꿰차는 것이 쉽지 않다. 2001년 한화 김태균이 고졸신인으로 타율 3할3푼5리를 기록했으나 규정타석에는 123타석이 모자랐다.

일반적으로 타자는 투수보다 성장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어린 선수 중 즉시전력감으로 쓰일만한 포지션은 투수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1~2라운드 지명자 16명 중 14명이 투수였다. 신인 타자들은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안정적으로 출장을 보장받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1998년 이후 외국인선수 제도가 도입돼 신인 타자들의 설자리가 좁아들었고 수준 높은 외국인 투수들을 상대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상대적으로 프로와 아마추어의 기량차이도 커졌다. 최근 중고 신인왕이 대세를 이루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1998년 강동우는 단국대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고향팀 삼성에 입단했다. 당시 삼성에는 발 빠른 왼손 타자가 드물었다. 희소성을 가졌던 강동우는 한 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단숨에 삼성의 리드오프로 자리매김하며 맹타를 휘둘렀다.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안타를 뽑아내 정확히 3할 타율을 마크했다. 강동우는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와 주루에도 능한 만능선수로 안정된 출장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었다.
강동우는 "내가 입단할 때에만 하더라도 신인 3할 타자가 많이 있었다. 입단 직전 해에도 (이)병규형이 신인으로 3할 타율을 쳤다"며 "아무래도 대졸과 고졸에서 차이가 있지 않나 싶다. 신인 3할 타자는 모두 대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기록이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언젠가 깨지지 않겠나.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왔는데 운이 조금 따르지 않았다"고 바라봤다.
 
과연 언제쯤 신인 3할 타자가 등장할까. 야구팬들은 괴물 신인투수만큼 괴물 신인타자가 보고 싶다.
waw@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