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KCC가 우승 후보 본색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KCC는 지난 21일 인천 전자랜드를 홈으로 불러들여 87-71로 완파했다. 전자랜드는 지난 10월 21일 이후 62일 만에 1위 자리에서 내려와야 했다.

KCC는 최근 4연승으로 시즌 10승12패를 마크하고 있다. 아직 전체 순위는 7위이지만 한때 패수가 승수보다 6이 많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가파른 상승세가 아닐 수 없다. 2라운드 막판 5연패에 빠졌을 때에도 KCC는 잠재된 우승후보였다.
모 감독은 "KCC는 어차피 때가 되면 올라갈 팀"이라며 그 이유로 두 선수를 거론했다. 하승진(25·221cm)과 전태풍(30·178cm). 둘의 기량이 물이 오르자 코트에는 그야말로 KCC 폭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 하승진 폭풍
최장신 센터 하승진의 컨디션이 올라온 것이 가장 고무적이다. 하승진은 최근 4경기에서 경기당 24분34초를 소화하며 평균 17.8점 9.0리바운드 1.0블록슛을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야투 27개를 던져 22개를 적중시켰다. 야투성공률이 무려 81.5%. 골밑에서 마무리하는 능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하승진이 가운데 떡하니 버티자 KCC도 공수에서 경기를 풀어가기가 수월해졌다. 공격에서 특유의 하이&로 플레이를 통해 하승진의 높이를 살리고 시작했고 수비에서도 하승진을 중심으로 한 로테이션이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다.
또한 4연승 기간 동안 하승진은 자유투 44개 중 27개를 넣었다. 자유투 성공률 61.4%. 점점 무적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 전태풍 폭풍
하승진뿐만 아니다. KCC 폭풍의 화룡점정은 전태풍이 찍고 있다.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한 동안 코트에서 정상 컨디션을 못 보여준 전태풍이지만 최근 4경기에서는 평균 15.5점 5.3어시스트 2.3리바운드 1.5스틸로 위력을 발산하고 있다.
특히 3점슛 15개 중 10개를 작렬시켰다. 3점슛 성공률이 무려 66.7%. 하승진에게 집중된 골밑 수비를 틈타 정확한 3점포와 날카로운 돌파로 상대 수비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상대가 추격해 올 때마다 터뜨리는 한 방은 클러치 플레이어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대목.
KCC 공격이 물흐르듯 돌아가는 것도 전태풍의 힘이다. KCC의 최근 4경기 득점은 86.8점이고 야투성공률도 51.3%에 이른다.

▲ KCC 폭풍
두 중심축이 자리를 잡자 KCC 팀 전체가 가공할 만한 폭발력을 일으키는 모양새다. 4연승 기간 동안 KCC는 상대를 73.0실점으로 묶어내며 득실점 마진이 무려 '+13.8점'이다.
야투허용률이 43.6%밖에 안 될 정도로 상대 공격을 철저하게 봉쇄했다. 리바운드도 평균 34.0개를 걷는 동안 28.0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수비와 높이에서 안정감을 보이는 것이 그대로 공격까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선수 크리스 다니엘스와 제럴드 메릴도 각자 역할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허재 감독은 둘을 상황에 따라 번갈아 기용하며 두 가지 색깔을 내고 있다. 하승진과 메릴, 강은식과 다니엘스를 분리한 뒤 조직력이 더 좋아졌다.
나머지 국내선수들도 중심이 잡히자 공수에서 높은 공헌도를 보이고 있다. 하승진과 전태풍의 '3라운드 전승 예고'가 결코 허언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는 모습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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