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ML에서 얻지 못한 단 한가지는?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12.22 08: 09

지난 4월 14일 뉴욕 양키스 홈 개막전 취재 당시 OSEN은 뉴양키스타디움에서 데릭 지터, CC사바시아, 마리아노 리베라, 조바 체임벌린, 닉 스위셔 등과 인터뷰에서 이들에게 올 시즌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목표는 하나같이 똑같았다. 이들은 "승리하는 것, 그리고 우승 반지를 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과 같은 락커룸을 썼던 '코리안특급' 박찬호(37, 오릭스 버팔로스)도 양키스 유니폼을 입은 이유는 딱 한가지였다.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끼기 위함이었다.
이날 박찬호는 LA 에인절스와 홈 개막전에 앞서 치러진 우승 반지 수여식을 지켜봤다. 2년 연속 덕아웃에서 월드시리즈 우승반지 세레모니를 지켜본 박찬호는 "솔직히 아쉬운 마음이 있다. 그러나 이 시간이 나를 동기부여 시키고 우승에 대한 소망을 키운다"며 우승 반지에 대해 강한 열망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특히 그전까지 양키스에서 뛰다 LA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은 '일본인타자' 마쓰이 히데키가 우승 반지를 받으며 지터와 포옹을 하자 박찬호는 마음 속으로 더 큰 꿈을 꾸었다.

우승 반지 전달식을 어떻게 봤냐고 묻자 박찬호는 "좋겠다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고 말하며 "지난해 우승팀인 만큼 세러모니도 잘 봤다. 2009년 홈 개막전에도 필라델피아에서 반지 세러모니를 봤다. 올 해는 더 좋은 팀에 온 만큼 우승에 대한 기대가 더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17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돈, 명예 등 모든 것을 얻은 박찬호도 끝내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지 못하고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와 계약했다.
박찬호는 21일 서울에서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 오릭스와 계약기간 1년 기본연봉 120만달러 옵션 100만달러 총액 220만달러에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 은퇴를 선언했다. 새로운 도전 앞에 설레는 마음 뿐 아니라 무언가 깊은 아쉬움을 박찬호의 눈빛에서 읽을 수 있었다.
우승 반지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박찬호는 "월드시리즈 반지를 끼지 못한 것이 가장 안타깝다"고 말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그는 이내 "아쉬움을 생각하면 끝이 없다. 비록 우승반지를 끼지 못했지만 더 많은 것을 얻었고 경험했다”라고 말하며 “특히 야구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터득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지난 1994년 1월 LA 다저스와 120만달러에 계약하며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가 된 박찬호는 1996년 4월 7일 리글리 필드에서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데뷔 첫 승을 시작으로 LA 다저스에서 승승장구한 뒤 텍사스 레인저스(2002∼2005년)와 대박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우러러보는 이가 됐다.
그러나 이후 허리와 햄스트링 부상으로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한 박찬호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2005∼2006년), 뉴욕 메츠(2007년)를 거쳐 2008년 '친정팀' LA 다저스에 복귀했다. 비록 예전의 화려한 선발투수가 아닌 조연의 중간 계투였지만 그의 야구 인생에서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특히 2009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유니폼을 입고 월드시리즈에 나가 호투했으나 팀이 뉴욕 양키스에 패하며 아쉽게 우승 반지를 끼는데 실패했다.
눈 앞에서 우승 반지를 놓친 박찬호는 필라델피아의 재계약 제안을 거절하고 상대팀 뉴욕 양키스와 1년 계약을 하며 우승 반지에 대한 욕심을 키웠다.
그러나 시즌 초반 햄스트링 부상과 복귀 후 부진이 겹치며 지난 7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트레이드 되며 우승 반지의 꿈은 끝내 이루지 못했다.  
사실 박찬호 뿐 아니라 야구 선수들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메이저리거가 되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그렇다면 메이저리거에게 꿈을 물으면 뭐라고 답할까. 대부분이 '다이아몬드가 박힌 월드시리즈 우승'라고 주저하지 않고 말한다. 박찬호만의 욕심이 아니라 야구선수라면 당연한 욕심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17년 동안 7개 팀 유니폼을 입고 476경기 1993이닝 124승 98패 평균자책점 4.36 1872피안타 1715탈삼진. 비록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지 못했지만 '코리안특급' 박찬호가 정들었던 미국프로야구에서 남긴 위대한 발자취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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