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래의 영구, 할리우드에도 먹힐까?
OSEN 이명주 기자
발행 2010.12.22 09: 58

영구 캐릭터는 1980~90년대 코미디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문화 콘텐츠다. 당시 한국의 시청자들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심형래의 영구를 보며 폭소를 터뜨렸다. 보면 볼수록 재미있는, 오랜 시간 동안 온 국민에게 사랑 받은 코믹 캐릭터. 시대와 세대를 초월했던 영구는 한국의 미스터 빈 같은 존재였다. 
그랬던 영구가 이번엔 할리우드 영화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특유의 어리바리한 바보 캐릭터는 그대로이지만 상황 설정은 무척이나 독특해졌다. 마피아 대부의 숨겨진 아들로 등장해 아버지의 뒤를 잇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올해 새롭게 등장하는 영구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덜 생긴 외모를 지닌 채 영화 내내 덜 떨어지는 행동을 일삼는다. 총을 제대로 다루지 못해 위험한 상황을 만들고 여기저기서 넘어지는 등 묘한 재미를 선사한다. 슬랩스틱 코미디, 이른바 ‘몸 개그’로 만국 공통의 웃음을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다.

1950년대 뉴욕을 재현한 장대한 스케일과 만국 공통어 웃음을 통해 세계를 사로잡는 영구의 활약은 국경을 넘어 그 어디에서건 돋보이는 영구의 ‘미친 존재감’을 확인시켜 줄 것이라는 게 제작진의 전언이다. 
실제로 할리우드 스태프들은 촬영 현장에서 주인공 영구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었다는 후문이다. 촬영이 중반 정도 접어들 때쯤에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채 “띠리리리리리” 동작을 따라 하고 영구 특유의 말투로 완성된 영어 대사 “오케이”가 최고 유행어가 됐을 정도였다.
심형래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연출과 주연을 맡았다. ‘용가리’, ‘디워’ 등을 촬영하며 감독으로서 다져진 연출력을 바탕으로 한국 코미디 계의 대부라는 장점을 십분 활용, 진가를 발휘했다.
그런가 하면 이번 작품에는 ‘저수지의 개들’, ‘펄프 픽션’의 하비 케이틀을 비롯해 ‘킥 애스’에 출연했던 마이클 리스폴리,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조슬린 도나휴 등 할리우드 개성파 배우들이 출연해 안정된 연기력을 선보였다.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각본가 콤비가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고, ‘황혼에서 새벽까지’, ‘조로’ 시리즈의 세실리아 몬티엘 미술, ‘덤 앤 더머’,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의 마크 얼윈 촬영 등 할리우드 최고 스태프들이 함께 해 기대감을 높인다.
‘바보 캐릭터’ 영구가 한국 시장에 이어 할리우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라스트 갓파더’는 오는 29일 국내에서 먼저 개봉한다.
rosec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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