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스카우트 '사로잡은' 김재환, 두산의 히든카드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12.22 14: 56

"한국 대표팀에서 가장 이목을 집중시킨 타자였다".
 
팬들에게 자주 노출되지 않은 2군 경기. 한여름 경기도 이천에서 열린 상무-두산 베어스 2군과의 경기서 한 상무 소속 타자는 투수 머리를 향해 날아가는 듯한 타구를 때려냈다. 다행히 투수 머리 위를 빠르게 지나간 공은 쭉쭉 뻗어나가 백스크린을 맞추는 라인드라이브 궤적의 중월 투런으로 연결했다.

 
보고도 믿지 못할 거짓말 같은 광경에 관중들은 물론 양팀 선수단이 놀라던 가운데 타자는 아무 일 없는 듯이 다이아몬드를 돌았다. 지난 10월 상무를 제대하고 원 소속팀 두산에 복귀한 우투좌타 거포 유망주 김재환(22)의 경기 모습이었다.
 
올 시즌 김재환은 2군 북부리그서 3할1푼6리 21홈런 101타점을 기록하며 상무 중심타선의 한 축을 담당했다. 2군서 한 시즌 100타점을 넘긴 선수는 프로야구 역사상 김재환이 유일하다. 대만 대륙간컵이 끝난 후 곧바로 팀에 합류한 김재환은 마무리훈련이 끝난 후에도 잠실구장을 찾아 자율훈련에 열중하는 중.
 
특히 지난 10월 대만에서 열린 대륙간컵은 김재환의 관심도를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에게까지 넓힌 계기가 되었다. 한 야구 관계자는 "나이 어린 유망주들을 살펴보기 위해 대만을 찾았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김재환에 대해 '정말 매력적인 선수다. 특히 타구가 포물선형이 아닌 라인 드라이브성으로 뻗어나가는 모습이 엄청나다. 기회가 된다면 데려오고 싶다'라고 칭찬했다"라고 밝혔다.
 
때려낸 공이 포물선이 아닌 라인 드라이브성으로 뻗는다는 이야기는 스윙 궤적이 상대적으로 수평에 가까운 가운데서 타구에 끝까지 힘을 싣는다는 뜻. 유망주들이 뛰는 대회인만큼 립서비스성 이야기라기보다 큰 무대에서도 가다듬고 싶은 매력이 넘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재환은 이 대회에서 홈런상과 베스트9을 수상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만이 아닌 2군에서도 김재환에 대한 평가는 대단했다. 사이클링히트 기록을 1년에 두 번이나 달성한 김재환에 대해 야구인은 경기 모습을 돌아보며 이렇게 밝혔다.
 
"가끔 수비수 정면보다 조금 높은, 머리 위로 살짝 넘어가는 타구도 있다. 그런데 그게 쭉쭉 뻗어 담장을 맞추거나 밖으로 넘어가는 모습을 보고 다들 놀란다. 저런 선수는 처음 본 것 같다".
 
데뷔 첫 해였던 2008년 14경기 1할4푼3리(21타수 3안타)의 기록만을 남긴 김재환은 아직 1군에서 검증되지 않았다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 게다가 팀 내에서 경쟁이 치열한 포수 포지션이라 다음 시즌 1군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올 시즌 신인왕좌에 오른 양의지가 버틴 데다 아직 포수로서 더 가다듬을 곳이 많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팀 내 기대는 분명히 큰 편. 김경문 감독이 직접 지목해 등번호 27번을 선물했고 2년 간 퓨처스리그서 김재환의 경기력을 보며 두산 육성팀은 선수 본인에 버금갈 정도로 제대 날짜를 기다렸다. 잘 생긴 외모를 갖춰 좋은 경기력을 펼친다면 대번에 스타로 성장할 가능성도 크다.
 
"개인적으로 1군에서 자리를 잡고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반드시 자리잡아 10년 만의 팀 우승에 보탬이 되겠다"라며 의욕을 불태운 김재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을 놀라게 했던 김재환이 두산 화수분 스토리 또 한 명의 주인공이 될 것인가.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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