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좋은 활약으로 견제 세력으로 분류되는 젊은 선수들의 동기 부여에도 영향이 미치길 바란다".
플로리다 마무리 훈련을 마치고 귀국한 박종훈 LG 트윈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며 키워드로 삼았던 주전 견제 세력의 성장이 더욱 폭넓게 이어지길 바랐다.

지난해 김재박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첫 시즌을 57승 5무 71패(6위)의 성적으로 마쳤다. 다사다난했던 감독으로서 첫 해를 마친 박 감독은 선수단을 인솔해 시즌 종료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진주-남해를 거쳐 미국 플로리다로 마무리 훈련을 떠났다.
20일 새벽 귀국한 LG 선수단은 현재 짧은 휴식기를 보내는 중. 그 와중에서도 오지환, 박명환 등은 잠실을 찾아 자율적으로 훈련을 치렀다. 박 감독 또한 내년 구상을 위해 수수방관하지 않고 잠실을 찾아 계획을 짜는 데 여념이 없었다.
"아쉬운 한 시즌이었다. 다만 얻은 것이 있다면 오지환, 이병규(24번)이 사실상 첫 풀타임 시즌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점이다".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8년 간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한 LG는 어찌보면 리빌딩이 가장 절실한 팀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보면 성적을 반드시 내야하는 팀이기도 했다. 구단에서는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박 감독에게 리빌딩과 성적 상승을 모두 이뤄주길 바라는 어려운 과제가 남겨졌으나 일단 첫 시즌은 만족스럽게 흘러가지 않았다.
이 가운데 오지환과 이병규는 가능성을 비추며 훗날 주전 라인업을 지킬 만한 선수임을 스스로 알렸다. 2년 차 유격수 오지환은 125경기에 나서 27개의 실책과 137개의 삼진을 기록하기는 했으나 2할4푼1리 13홈런 61타점 13도루를 기록하며 사실상 1군 데뷔 시즌서 나름대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이병규는 방망이로 확실한 내실을 갖춘 모습을 보였다. 시즌 전 국가대표급 외야 빅5에 밀려 백업 선수로 시즌을 시작했던 이병규는 103경기 3할 12홈런 53타점을 기록하며 타격 본능을 뽐냈다. 체구는 큰 편이 아니지만 매서운 스윙을 보여주며 앞으로 중심타선을 지킬 만한 역량을 확인시켰다.
"감독으로서 처음 지휘봉을 잡았을 때 견제세력의 실력을 키우고자 노력했다. 그 때 견제세력으로 점찍었던 오지환과 이병규가 좋은 활약을 펼친 점은 고무적이다. 팀 내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자생력을 갖추고 나아가 팀 성적의 수직 상승을 노리고 싶다".
물론 이들의 활약은 앞으로 스스로의 노력이 없다면 일회성으로 그칠 수 있다. 박 감독은 오지환과 이병규가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한 걸음 이상 더 나아가는 모습과 함께 1년 전 오지환-이병규처럼 가능성만을 확인했던 유망주들이 스스로 절차탁마해 견제세력의 폭을 넓혀주길 바랐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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