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핸드볼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에 당한 패배를 설욕하는 데 실패했다.
강재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2일 저녁 카자흐스탄 알마티 발루안샬락 체육관에서 열린 제13회 아시아선수권 B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일본과 22-22로 비겼다. 조별리그 1·2차전에서 대승을 거둔 한국은 골득실(+71)에서 일본(+56)에 앞서 조 1위로 4강에 올랐다.
한국은 지난 11월 열린 광저우아시안게임 준결승전서 일본에 28-29로 석패하며 6회 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 도전에 실패한 것을 설욕하려 했으나 종료 직전 일본에 동점골을 허용하며 설욕을 다음 경기로 미뤄야 했다.

김온아(22.인천시체육회)와 우선희(32.삼척시청)가 나란히 6골을 넣었고, 막내 조효비(19.인천시체육회)가 4골로 뒤를 받쳤다. 수비는 잘 통했지만 공격이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무릎부상 중인 라이트백 유은희(20.인천시체육회)의 공백이 여실히 느껴진 경기였다.
초반부터 박빙이었다. 지난 광저우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일본에 덜미를 잡힌 한국은 정신 무장을 단단히 하고 코트에 섰다. 감독의 주문은 ‘수비’였다. 아시안게임의 패인이 안일한 수비에 있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기다리는 수비’가 아닌 ‘부딪히는 수비’‘돌진하는 수비’를 강조했다. 초반엔 ‘6-0대형’으로 나섰고, 전반 10분부터는 ‘1-2-3전진수비’로 바꿔 패스 길목을 원천 차단했다.
수비는 잘 통했다. 한국은 김온아와 우선희가 연이은 속공 찬스를 성공시키며 전반 14분 7-4로 앞섰다. 선발 골키퍼 문경하(30.경남도시개발공사)도 완벽한 찬스를 온 몸으로 막아내며 선방쇼를 펼쳤다. 흐름도 좋았다.
그러나 작전타임을 부른 일본이 전반 18분부터 7분간 연속 5골을 몰아쳤다. 한국은 전반 25분 유현지(26.삼척시청)의 골이 터질 때까지 11분동안 침묵했다. 일본의 수비가 한국 못지않게 좋았고, 한국은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다. 완벽한 찬스에서 던진 슈팅이 골대에 맞고 나오길 여러 차례. 선수들은 조급해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윤현경(24.서울시청)이 막판 두 골을 몰아치며 전반을 10-10으로 마쳤다.
팽팽한 분위기는 후반에도 이어졌다. 역전과 재역전이 거듭됐다. 경기 종료 1분전까지 21-2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1분을 남기고 일본 공격에서 킥을 범해 한국에 마지막 공격찬스가 왔다. 경기종료 30초를 남기고 주장 우선희의 골이 터지며 승리가 눈앞에 왔다.
그러나 종료 직전 일본에 동점골을 내주며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2승1무로 조별리그를 마친 한국은 23일 A조 2위와 준결승을 치른다. 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순항을 이어간다면 결승에서 다시 만난다.
bal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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