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들의 가창력이 지나치게 ‘스포츠화’ 되고 있어 가요관계자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다. 네티즌이 굳이 MR을 제거해 실제 목소리를 ‘검증’하거나, 무대에서 선보이는 고음의 높이를 정확하게 계산해 승부를 가르는 등 가수의 무대를 하나의 ‘예술’로 보지 않고, 잘게 쪼개 특정 부분에만 주목한다는 것이다.
지난 22일 온라인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를 차지한 것은 가수 제이세라. 아직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이 가수는 ‘7단 고음’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밝혀 네티즌들의 ‘집중 클릭’을 받았다.
가수에게 있어 고음 소화란 노래를 잘 부르는 요소 중 하나일 뿐이지만, 현재 온라인에선 마치 가수의 장기 혹은 운동종목 같은 기준으로 통용되고 있다. 먼저 아이유가 ‘3단 고음’이라며 주목받았고, 곧이어 디셈버가 ‘5단 고음’이라며 화제를 모았다. 아이유의 무대에 네티즌이 귀엽게 별명을 지어주면서 시작된 ‘고음’ 열풍은 최근 들어 가수 홍보의 한 전략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MR제거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노래와 반주, 안무까지 모두 조화가 돼 하나의 퍼포먼스를 이루게 마련이나, 네티즌들은 굳이 반주를 제거해가며 가수의 ‘진짜 노래 실력’을 가려내겠다고 열심이다. 최근 아이돌 스타들은 대체로 뛰어난 라이브 실력을 갖고 있어 MR제거를 크게 신경쓰진 않지만, 반주를 없애는 수고까지 하면서 가창력을 검증해야 한다는 일부 네티즌의 태도에는 크게 불쾌해 하는 중이다.
이같은 흐름과 발 맞춰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은 활황을 맞고 있다. 출연자들의 노래가 끝나자마자 심사위원의 심사평이 쏟아지고 바로 당락이 나뉘는 오디션 프로그램은 가창력을 하나의 ‘승부’로 받아들이게끔 하는 데 크게 한 몫했다. 엠넷의 ‘슈퍼스타K2'에 이어 MBC '위대한 탄생’까지, 출연자들의 실력과 심사위원의 독설은 큰 화제다.
한 가요관계자는 “노래란 감정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예술인데, 최근 들어 가수들의 무대를 마치 스포츠 점수 매기듯 하는 감상 태도가 많아져 안타까울 때가 많다”고 전했다.
rinny@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