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예절을 지키자".
KIA 새로운 주장 최희섭(32)이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드러내고 있다. 그는 2년 선배이자 포수 김상훈의 바통을 이어 새로운 주장으로 뽑혔다. 남해캠프에서는 원래 임시 주장이었으나 선수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선수들을 이끌게 됐다.
최희섭은 부드러운 성격이지만 자신만의 고집도 강하고 카리스마도 있다. 주장이 되면서 첫 번째로 시도한 것이 선수간의 예의범절이다. 선후배 혹은 동료 사이에 기본적인 예의를 잊는 경우가 많아 고치기로 단단히 마음을 먹었다.

예들들어 선배와 함께 한 좌석에서 밥을 먹을 경우 후배들이 아무말이 밥만 먹다간 한소리 듣는다. 적어도 "맛있게 드십시요" 혹은 "맛있게 먹어라" 정도의 예의는 서로 지켜야 된다는게 최희섭의 생각이다. 운동하면서 그냥 지나치지 것도 용납하지 않는다. 서로 "수고한다" 정도의 인사를 해야한다. 이제는 훈련장이나 식당에서 인사소리가 넘치고 있다.
최희섭은 선후배간의 정과 질서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렇다고 예전 해태처럼 서슬퍼런 위계질서와 기강 잡기는 아니다. 서로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있어야 진짜 팀워크가 생기고 전장에서 싸울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것이다. 개인중심이 아닌 서로의 벽을 허물고 응원하며 함께 가자는 동반리더십이다.
KIA는 지난 2009년 주장 김상훈을 중심으로 뭉쳐 12년 만에 비원의 열번째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앞선 11년 동안 모래알 집단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모처럼 우승이라는 동일 목표 아래 결집했다. 최희섭이 '어게인 2009'를 위해서는 결속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희섭은 지난 5일 결혼을 했지만 신혼생활을 즐기지도 못하고 미야자키 마무리 캠프에 합류했다. 주장이라는 책임감 때문이다. 엄청난 훈련량을 맨 앞에서 묵묵히 소화했고 후배들도 군말없이 따라왔다. 연봉 4억 원에 동결 도장도 눌렀다. 최희섭이 주장완장과 함께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주면서 팀을 조금씩 바꿔 나가고 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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