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단고음' 김장훈-'싸욘세' 싸이, 충격과 환희의 3시간 '완타치'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0.12.23 23: 21

연말을 버라이어티하고 신나게 보내는 방법, 역시 김장훈-싸이의 ‘완타치’였다.
 김장훈과 싸이는 23일 오후8시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2010 완타치’ 공연을 열고 1만여명의 관객에게 뜨거운 연말 추억을 선사했다. 외줄 하나를 타고 하늘을 날았으며, 무대 위에 대형 범선을 띄우고 영화 ‘캐러비안의 해적’을 재연했다. 장막이 걷히고 나면 갑자기 판소리 한 마당이 펼쳐졌고, 눈을 감았다 뜨면 꽃가루가 대량 살포됐다. 노래 한 곡 허투루 부르지 않았고, 잠시도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았다. 관객들은 싸이의 입에서 뿜어져 나온 물을 한껏 맞고, 김장훈의 엉덩이를 두드리며 한바탕 신명나게 놀았다. 

 스타트는 김장훈이 끊었다. ‘시크릿가든’의 현빈 트레이닝 복을 입고 등장한 김장훈은 ‘고속도로 로망스’를 시작으로, ‘쇼’, ‘오페라’ 등의 무대로 객석을 뜨겁게 달궜다. 테마는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었다. 막간을 이용해 ‘무한도전’의 비빔밥 광고를 상영한 김장훈은 국악 버전의 ‘쇼’와 ‘오페라’로 국악 퓨전 무대를 선보였다.
 공연에는 클라이막스가 따로 없었다. 김장훈은 네 번째 곡인 ‘난 남자다’에서부터 대형 범선을 무대 위에 띄우는 물량공세를 퍼부었다. 잭스패로우 복장으로 등장한 김장훈은 무대 한 가운데를 가르는 범선 위에 올라타 늠름하게 노래, 블록버스터 공연의 진수를 선보였다. 그 자세 그대로 2층 객석으로 뛰어들어 관객 사이를 휘젓고 다닌 그는 특유의 ‘8단 고음’을 맘껏 자랑한 ‘나와 같다면’의 무대를 끝으로 1부를 마무리했다.
 싸이 역시 시종일관 클라이막스였다. 싸이는 모든 관객이 벌떡 일어나 높이 뛰게 만드는 ‘환희’, ‘나 이런 사람이야’로 2부를 시작해 ‘새’, ‘라잇나우’의 무대까지 에너지 넘치는 무대를 선보였다.
 ‘낙원’ 무대에서는 천국을 재연했다. 김장훈의 범선이 지나갔던 자리에는 하얀 구름이 두둥실 떠올랐고, 싸이는 외줄 하나에 몸을 의지한 채 높이 날아 2층 관객에게까지 다가갔다. 빨간 정장을 입고 하늘 높이 떠서 노래하는 싸이의 모습은 그 자체로 장관이었다.
 3부는 두 사람의 합동 무대였다. 크레인을 타고 등장한 두 사람은 ‘예술이야’, ‘커플’, ‘슬픈 선물’을 함께 부르며 그야말로 ‘자웅동체’와 같은 찰떡 호흡을 과시했다.
 여가수 패러디도 빠지지 않았다. 싸이는 사상 최고의 ‘무리수’를 두면서 비욘세의 ‘싱글레이디’에 도전, 1만여 명을 숨죽이게 만들었다. 그가 허벅지를 내놓은 채 뇌세적인 춤을 추자 모두가 눈을 떼지 못했고, 골반을 요염하게 흔들자 객석 군데군데서 탄성도 쏟아져 나왔다.
 김장훈은 반대로 깜찍함으로 승부했다. 그는 주황색 치마를 입고 나와 오렌지 캬라멜의 ‘마법 소녀’와 ‘아잉’ 무대를 패러디했다. 관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카메라를 꺼내들고, ‘충격’적인 무대를 담기 바빴다.
 마지막 곡은 ‘챔피언’이었다. 두 사람은 고음을 내지르고, 주거니 받거니 막춤을 추며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앙콜 곡으로 ‘붉은 노을’, ‘그대에게’, ‘여행을 떠나요’ 등 신나는 무대를 이어간 이들은 ‘마이 웨이’를 끝으로 버라이어티한 연말 크리스마스 공연의 막을 내렸다. 
 이들의 ‘완타치’ 공연은 국내 공연 역사를 다시 쓰는 중이다. 각종 예매 순위 1위를 휩쓸며 총 매출 70억원을 기록, 사상 초유의 히트 공연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 지난해 첫 공연에 이어 올해 두 번째를 맞은 이날 공연은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 지난 1년동안 고뇌했다”는 두 사람의 말이 ‘엄살’이 아니었음을 충분히 입증해냈다.
 김장훈은 “작년만 해도 우리 두 사람이서 대결을 하는 분위기였는데, 이젠 우리는 그야말로 자웅동체다”며 뜨거운 의리와 믿음을 나타냈다.
rinny@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