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마무리훈련도 모두 끝난 시점인데 운동을 하는 이가 있다.
'트렌스포머' 김광삼(30, LG 트윈스)이 23일 오후 잠실구장 내 LG 체력단련실에서 연신 하품을 하면서도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내년이면 프로13년차, 말 그대로 자율훈련이고, 한국에 돌아온 지 3일밖에 되지 않아 연신 하품을 하지만 그의 오른 손에는 어깨 보강훈련 도구가 들려있다.

"이틀 동안 정말 힘들었어요. 지금도 저녁 7시만 되면 계속 하품하고 졸립니다"라고 말한 김광삼은 "며칠 쉬었더니 피로도 다 풀렸어요. 쉬면 뭐하나요. 훈련해야죠"라고 말하며 밝은 웃음을 지었다.
안 쉬고 왜 나왔냐는 질문에 김광삼은 "제가 왜 나와서 훈련하겠어요"라고 되물으며 "내년에도 야구 잘하고 싶어서죠"라고 또렷하게 대답했다.
김광삼은 영화 '트렌스포머'에서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신하듯 프로 입단 후 투수에서 타자로, 타자에서 다시 투수로 전향해 '트렌스포머'라는 별명을 얻었다. 3년 만에 다시 마운드에 선 그는 올 시즌 24경기에 등판7승6패 평균자책점 5.68을 기록했다. 특히 그는 선발진이 완전히 붕괴된 LG 마운드에서 '에이스' 봉중근 다음으로 꾸준히 선발투수로서 역할을 감당해내며 내년 시즌 더 좋은 활약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김광삼은 시즌 초 완벽에 가까운 투구 매커니즘을 바탕으로 5월까지 3승(1패)을 따내며 호투를 이어갔다. 투구 이닝은 6회를 한 번도 넘기지 못했지만 투수 복귀 첫해인 만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무더위가 시작된 6월부터 체력이 떨어지면서 투구 밸런스가 무너져 사사구를 남발했다. 이 때문에 7월에 20여일 동안 퓨처스(2군)에 내려갔다. 김광삼도 "시즌 중반 투구 밸런스가 하루 아침에 무너졌다"고 밝혔다. 투수로 복귀 후 첫 번째 위기였다.
두 번째는 시즌 막판에 찾아왔다. 올 시즌 김광삼의 투구 이닝은 111이닝. 보통 투수를 계속했던 이들에게는 별게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트렌스포머는 시즌 막판 오른쪽 어깨에 무리가 왔다. 김광삼은 "가벼운 염증을 참고 5경기 정도를 던지다 통증이 생겼다. 다 내가 준비되지 못한 탓"이라며 "보강운동을 잘 해서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말했다.
기쁨의 시간도 있었다. 김광삼은 지난 8월 16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2피안타 3사사구 무실점으로 데뷔 첫 완봉승을 거뒀다. 당시 인터뷰에서 "지난 12년 동안 기회가 있었는데 하지 못하고 지금 완봉승을 거둔 것이 아쉽다"고 말했던 그는 "지금 생각해 보면 올 시즌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다"며 미소를 지었다.
기쁨 역시 과거일 뿐. 김광삼은 내년 시즌 목표도 명확하다.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계속 서고픈 그는 지금부터 어깨와 팔꿈치 근력을 강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올해보다 나은 투구로 데뷔 첫 10승을 돌파하고픈 개인 목표도 있지만 이보다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는 "솔직히 이제는 팀 내 중간급이 되어서 그런지 팀 성적에 책임감을 느낀다"며 "내 성적뿐 아니라 팀도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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