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택했지만 고향팀에 대한 애정과 예의는 잊지 않았다.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에 입단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37)가 고향팀 한화에 미안한 마음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17년 메이저리그 생활을 청산하고 1년간 최대 220만 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오릭스 유니폼을 입은 박찬호는 고향팀 한화 구단에 따로 미안한 마음을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실 한화도 박찬호의 국내 복귀를 위해 물밑에서 접촉을 가졌음을 인정했다. 한화 윤종화 단장은 "박찬호와 음으로 양으로 교감을 가졌는데 고민이 아주 많아 보였다"며 "결국에는 가족이 마음에 걸렸던 것 같다. 처가가 일본 오사카에 있는데 가족을 고려해서 일본행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가지 갈등을 많이 했는데 박찬호 본인도 우리 구단에 많이 미안하게 생각했다"고 전했다.

한화와 박찬호는 닿을 듯 하면서도 좀처럼 인연이 닿지 않고 있다. 1991년 공주고 졸업을 앞두고 있던 박찬호는 한화의 전신 빙그레로부터 입단제의를 받았다. 당시 빙그레 김영덕 감독이 박찬호 영입을 요청했고 구단은 계약금 2000만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계약금이 너무 적다는 생각에 박찬호는 한양대로 진학했다. 빙그레도 크게 아쉬워하지는 않았다. 대학에서 4년간 잘 다듬어서 다시 돌아오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박찬호는 한양대 2학년 재학 중이던 1994년 1월 LA 다저스와 120만 달러에 계약하며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입단했다. 같은 해 빙그레에서 한화로 팀명이 바뀐 이글스로서는 당황스러운 소식이었다. 이후 박찬호는 1996년부터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자리 잡으며 승승장구했다. 한화에게 박찬호는 그림의 떡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메이저리그에서 나온 박찬호를 한화는 또 한 번 놓치면서 다음을 기약했다.
일단 박찬호는 오릭스와 1년 계약을 맺었다. 1년 후 한국행을 염두에 둔 결정이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실제로 박찬호도 "한국 복귀를 염두에 두었으나 더 많은 고민을 하던 시점에서 아내와 이야기했다. 이왕이면 일본에서도 활약해 보고 한국으로 돌아와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수생활 마지막은 한국에서 하겠다고 팬들께 약속했다. 한국에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한국프로야구 진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제도적인 절차가 걸림돌로 남아있다. 내년 8월16일 신인 드래프트 전까지 드래프트 신청서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8월15일까지 다른 해외리그에 소속된 선수는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다. 일본에서는 웬만하면 외국인선수를 시즌 중 방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규약상으로 박찬호가 2012년 국내에서 뛸 방법은 없다. 결국 특별규정이 만들어져야 가능한 일인데 나머지 구단들의 동의와 여론이 형성되어야 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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