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희, "선수들 기술, 갈수록 떨어진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0.12.24 07: 42

"코트에 돈이 깔려있는데 왜 돈을 못 주워 먹냐고 말한다".
원주 동부 강동희 감독은 현역 시절 코트의 마술사로 불렸다. 긴 팔에 타고난 농구센스로 코트를 휘저었다. 강 감독은 신장이 큰 것도 아니고 스피드가 빠른 것도 아니었지만 넓은 시야와 감각적인 패스 그리고 물 흐르는 듯한 개인기로 한 시대를 풍미한 당대 최고의 포인트가드였다.
 

그런 강 감독이 보기에 요즘 선수들은 기술 향상을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 끊임없는 노력이 있어야 코트 위 돈을 주워 먹을 수 있다는 것이 강 감독의 이야기다.
강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기본적인 것을 키워야 한다. 초중학교 때 기초를 닦고 꾸준히 노력하면 대학과 프로에서 빛을 보게 된다"며 "요즘에는 예전보다 기술자가 많이 없어졌다.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도 없다. 프로 초창기 김영만 조성원 문경은이 30~40득점을 넣고 그랬는데 요즘은 27~28점이면 많이 넣는 것으로 인정받는다. 이충희 선배는 60점을 올리기도 했는데 얼마나 기술이 좋았는가"라고 반문했다.
강 감독은 서울 SK 김효범을 예로 들며 "김효범이 30점 이상 올리면서 폭발력을 보일 때가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 때에는 한 자릿수 득점에 그치고 격차가 심하다. 꾸준히 득점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 감독은 "요즘 프로농구 저득점, 트리플더블 가뭄도 결국에는 선수 개개인의 기술이 떨어져서 그런 것이다. 신체 조건과 운동능력은 갈수록 좋아지는데 기술적으로는 갈수록 떨어지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전반적인 기술 저하 극복 방안으로 강 감독은 선수 개개인의 노력과 성적 지상주의 타파를 들었다. "선수 스스로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기술이라는 건 기계가 심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노력하다 보면 기술은 늘게 되어 있다"는 것이 강 감독의 말이다.
 
이어 "아무래도 성적이 중요하니까 지도자들은 선수들이 개인기 부리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더블 클러치나 훅슛보다 안정적으로 바로 올라갈 수 있는 슛을 주문한다. 가끔 보면 깜짝 놀랄 재능있는 선수들이 있는데 실패하면 그걸 못하게 한다. 참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강 감독은 "백 드리블이나 비하인드 패스를 보면 농구가 정말 재미있다. 팬들이나 관중들은 그런 플레이를 보며 재미있어 한다. 요즘 NBA 때문에 보는 눈이 높아졌는데 한국농구에서 기술이 나오지 않는다면 그것도 큰 문제"라고 아쉬워 했다.
 
트리플더블이 나오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 현역 시절 득점·리바운드·어시스트 외에  스틸이 포함된 트리플더블을 달성할 정도로 다재다능했던 강 감독은 "트리플더블이 나오지 않는 것도 아쉽다. 기록적으로 트리플더블이 자주 나와야 한국농구도 많은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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