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9구단 창단 반대' 롯데, '경쟁이 두려운가요'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0.12.24 12: 45

국내 최대 게임회사로 손꼽히는 엔씨소프트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통합 창원시를 연고로 하는 9구단 창단 의향서를 제출했다.
 
엔씨소프트는 ▲통합 창원시의 뜨거운 유치 열정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강력한 신생구단 창단 의지와 야구팬들의 강한 열망 ▲엔씨소프트의 창의성, 도전정신, IT 기술력과 노하우 그리고 세상 사람들을 더 즐겁게 만든다는 기업 목표가 어우러져 창원 지역과 우리나라 프로야구 발전에 획기적인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1997년 3월 설립된 엔씨소프트는 2000년 해외 진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후 미국과 유럽에 지사를 개설하고 일본/중국/대만/태국에 각각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글로벌 온라인게임 선도업체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부산을 연고로 하는 롯데 자이언츠는 엔씨소프트의 창단 의지에 적극 반대하고 있다. 장병수 롯데 사장은 "팀을 늘리는 것보다 내실을 다져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9구단 창단을 반대하는 롯데 구단에 묻고 싶다. 경쟁이 두려운 게 아니냐고.
 
야구에 대한 열정 만큼 둘째 가라면 서러울 부산지역을 연고지로 사용하는 롯데는 2008년부터 3년 연속 4강 진출에 성공하며 만년 하위권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났다. 관중 수익 및 상품 판매 역시 급증하며 타 구단과 비교할 수 없을 수준에 이르렀다.
 
'한국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되자'를 외친 롯데의 끊임없는 노력도 있겠지만 팬들의 변함없는 성원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모 구단 관계자는 "어느 팀이든 부산을 연고로 사용한다면 지금의 인기를 누릴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롯데 구단이 해준게 무엇이냐"는 팬들의 볼멘소리 역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적자에 허덕이는 현재 프로야구단의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장 사장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그렇지만 국내 프로 구단은 영리 추구보다 이익의 사회 환원 및 이미지 홍보의 성향이 짙다. 그리고 2008년부터 도시 연고제를 시행해 통합 창원시에 대한 연고권을 주장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
 
마산 경기를 앞두고 "원정경기같은 홈경기"라는 구단 관계자의 푸념은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 또 주말이 아닌 평일에만 마산 경기를 편성하는 것에 대해 무엇이라고 설명할 것인가. 통합 창원시를 연고로 하는 9구단 창단을 반대하는 롯데의 행보를 바라보며 눈길 조차 주지 않았던 이성 친구에게 애인이 생길 것 같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제서야 '내 사람이니까 건드리지마'라고 외치는 격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야구계에서 "부산에 2개 구단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부산같은 빅마켓에 2개 구단이 있으면 건전한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잠실구장을 사용하는 두산과 LG처럼 말이다. 단순히 팀간 대결 뿐만 아니라 선수단 및 직원 복리 후생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인구 350만명의 부산을 연고로 사용하는 롯데가 130만명에 불과한 통합 창원시의 9구단 창단을 반대하는 것은 경쟁이 두렵기 때문이라고 여길 수밖에 없다. 기업형슈퍼마켓(SSM)을 앞세워 골목 상권을 잠식하며 경쟁했던 모기업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태도이다.
 
무작정 9구단 창단을 반대하는 것보다 프로야구라는 파이 전체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지금은 철밥통시대가 아닌 무한경쟁시대라는 것을 인식했으면 좋겠다.
@chanik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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