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동부의 상승세가 대단하다. 지난 23일 대구 오리온스를 꺾고 올 시즌 프로농구 최다 6연승을 내달렸다. 단독 1위 자리를 공고히 지킨 동부는 굳히기에 돌입할 태세다.
시즌 전만 하더라도 중위권 정도로 평가된 동부였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기대 이상으로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 원동력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 전력 누수는 없었다
사실 동부는 지난 시즌보다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슈팅가드로 외곽을 담당했던 이광재가 군입대했고, 포인트가드 표명일도 FA가 되어 부산 KT로 이적했다. 그래서 우승 후보가 아닌 중상위권 정도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이 같은 전력 누수가 동부에는 오히려 기회가 됐다. 이광재의 공백은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베테랑 가드 황진원, 표명일의 빈 자리는 또 다른 포인트가드 박지현이 완벽히 메우고 있다.
강동희 감독은 "황진원은 이광재가 해주지 못한 경기 조율 부분에서 잘해주고 있다. 박지현도 표명일에 가려 있었지만 제 페이스를 찾았다. 불안해 했던 포지션에서 오히려 더 잘해준다. 두 선수 모두 외곽슛도 좋아졌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외국인선수도 빼놓을 수 없다. 2명 보유 1명 출전으로 비중을 낮췄지만 여전히 한국 농구에서 외국인선수가 차지하는 몫은 크다. 올해 전체 8순위이자 실질적 6순위로 지명한 로드 벤슨이 공수에서 펄펄 날며 트리플타워의 기둥이 됐다. 'KBL 베테랑' 빅터 토마스도 욕심부리지 않는 플레이로 동부에 녹아들었다.
강 감독은 "올 시즌 벤슨과 토마스가 지난 시즌 외국인선수들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지난 시즌 동부는 마퀸 챈들러와 조나단 존스가 있었지만 각각 이기적인 플레이와 골밑 장악력 부재로 큰 도움을 주지 못한 게 사실.
반면 벤슨과 토마스는 골밑 장악력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고, 이타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들이라 팀 전체에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 막강한 수비 조직력
동부는 수비 조직력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는 팀이다. 올 시즌 평균 68.8실점으로 역대 프로농구 전체를 통틀어 최소 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윤호영-김주성-벤슨으로 이어지는 막강 트리플타워를 중심으로 박지현과 황진원의 가드라인까지 전 포지션에 걸쳐 탄탄한 수비력을 과시하고 있다.
강동희 감독도 매경기 상대팀과 상황에 따라 그에 맞는 수비전술을 준비하며 상대팀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KT 전창진 감독과 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처럼 수비에 일가견 있는 사령탑들도 강동희 감독의 수비 전술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강 감독은 "수비전술은 코치 시절 전창진 감독님께서 하시는 걸 보고 많이 배웠다"며 "이 정도 높이에 이 정도 빠른 선수들이라면 누구라도 이 정도 수비 전술이 가능하다. 높이에 스피드를 갖춘 선수들이 많아 다양한 수비 전술이 가능하다"며 겸손해 했다.
하지만 김주성은 "팀 전체적으로 수비할 때 커뮤니케이션이 잘 된다"며 "매경기 감독님께서 상대팀에 따라 변칙수비를 연구하신다. 상대에 강한 선수가 누구냐에 따라 맨투맨과 지역방어를 따로 준비한다. 경기 이틀 전부터 철저하게 손발을 맞춰가며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철저한 연구와 준비 그리고 선수들의 실행력이 동부의 막강 수비 조직력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 보완해야 할 부분은>
사령탑 데뷔 후 처음으로 1위 자리를 달리고 있는 강동희 감독. 그러나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강 감독은 "1위를 떠나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공수에 있어 흔들리지 않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 감독은 부상과 체력적인 부분에 대한 걱정을 내비쳤다.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 차이가 크기 때문에 얼마나 출장 시간을 잘 배분하느냐 여부가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강 감독은 "부상과 체력적인 부분이 걱정스럽다. 김주성과 윤호영을 대체할 만한 선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지만 김봉수가 그런대로 잘해주고 있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무엇보다도 '보물' 김주성의 체력 조절이 최대 관건이다. 강 감독도 "(김)주성이가 빠지면 팀 전체가 급격하게 흔들리는 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인정했다. 윤호영은 "(김)주성이 형이 있으면 그냥 편하다"고 할 정도로 그가 있을 때와 없을 때 차이가 크다.
김주성도 "아시안게임까지 다녀와 체력이 많이 떨어진 게 사실이다. 30분 이상 출장하면 부담이 된다. 벤치멤버들이 해줘야 할 몫이 있다. 그 선수들의 몫이 우승을 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김주성의 백업 김봉수와 권철현뿐만 아니라 진경석 안재욱 박범재 등 벤치멤버들이 분발해야 한다.
강 감독은 "3라운드까지 주전들을 많이 기용해 최대한 승수를 쌓겠다. 그 이후 주전들의 체력을 비축할 수 있도록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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