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운 목표 중 하나는 이뤘다".
'금동이' 금민철(24, 넥센 히어로즈)에게 2010년은 선발 투수로 당당히 입지를 굳히는 중요한 해였다.
지난해 두산에서 현금 10억 원과 함께 트레이드 될 때만 해도 금민철에 대한 기대치는 높지 않았다. 트레이드 상대였던 이현승과 비교해 턱없이 낮은 평가를 받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2010시즌을 선발 투수로 보낸 후 24경기(선발 23경기) 6승 11패 4.4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금민철에게 쏟아진 평가는 분명 달랐다. 시즌 초반 넥센의 1선발 임무를 소화했을 때는 '에이스' 소리를 듣기도 했다. 이제 금민철은 넥센 선발진의 한 축이라는 중책을 맡을 만큼 자리매김했다.
구단도 금민철의 내년 연봉을 올해보다 1500만 원이 오른 9500만 원으로 책정, 기대감을 드러냈다.
"트레이드 소식에 크게 동요하지는 않았다. 어느 팀으로 가든 야구를 하는 것은 똑같다는 생각이었다"는 금민철은 "올해 세운 두 가지 목표 중 하나는 달성했다"고 쑥스럽게 웃었다.
금민철은 시즌 목표를 잘 공개하지 않는 편이다.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켜지지 않을 경우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개막전 선발과 로테이션을 꼬박꼬박 지키는 것을 마음 속으로 내걸었다.
"시즌 전에는 둘 모두 실현이 불가능한 것이었다"는 그는 "당초 개막전 선발은 번사이드였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내게 선발로 나서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3월 27일 사직 롯데전. 깜짝 개막전 선발로 나선 금민철은 6이닝 동안 2홈런을 맞았지만 2실점에 그치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개막전 선발은 물론 개막전 승리까지 거머쥔 것이었다.
이에 금민철은 "트레이드 후 첫 경기였기에 살짝 긴장했지만 나 스스로 기대를 한 경기이기도 했다. 첫 경기에서 승리를 올리니 다 잘풀릴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당시 심정을 설명했다.
이후 금민철은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거의 5일 간격을 지켜내며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첫 풀타임은 역시 쉽지 않았다. 여름이 되면서 체력 저하와 함께 밸런스가 흐트러졌다. 몸의 중심 이동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힘이 들어갔다. 전반기를 마치고 2군으로 내려간 금민철은 시즌 막판인 9월이 돼서야 1군에 올라왔다. 다음 목표였던 로케이션 지키기는 실패했다. 덩달아 아시안게임 대표팀 후보 탈락이라는 쓴잔도 들이켰다.
금민철은 "등판 간격이 좀더 길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많이 배운 한 해였다.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님이 많은 도움이 됐다. 감사드린다"면서 "선발 투수가 된다면 내년에는 평균 스피드를 좀더 올리고 싶다. 또 10승을 목표로 다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금민철은 이 10승에 '전구단 상대'라는 추가 목표를 설정했다. 어떤 팀을 상대로도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은 선발 투수에게는 꼭 필요한 마음가짐이기도 했다. 금민철은 올해 한화를 상대로 3승을 거뒀고 LG, SK, 롯데전에서 1승씩을 올렸다.
금민철은 "선발 투수가 전구단을 상대로 승리한다는 것은 멋진 일 같다"면서 "내년 목표로 한 번 세워보겠다"고 다짐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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