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울 것 없던 원주 동부가 꼴찌 울산 모비스에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동부의 연승행진은 6연승에서 중단됐다. 반면 전주 KCC는 '난적' 서울 삼성을 꺾고 6연승을 질주, 3라운드 전승에 도전하고 있다.
사실 그 누구가 모비스의 승리를 예상했을까? 이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부는 모비스전까지 완벽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김주성-윤호영-로드 벤슨이라는 '트리플 타워'는 동부를 높이서 리그 최정상급의 팀으로 만들어줬다. 그 뿐만이 아니다. 동부는 기동력에서도 매우 높은 수준으로 '높이가 있는 팀은 느리다'라는 공식을 깨트린 팀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동부의 모비스전은 손쉬운 경기가 될 것으로 보였다. 게다가 순위에서도 동부는 단독 선두였고, 모비스는 리그 최하위였기 때문. 그렇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달랐다. 모비스는 1쿼터부터 접전을 펼쳤고 높이서도 동부를 압도한 끝에 70-68,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모비스는 이날 승리로 연패 탈출과 함께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

동부와 함께 3라운드 전승에 도전하던 KCC는 순조롭게 연승을 이어갔다. 상대가 쉬웠던 것은 아니다. 상대는 리그 4위의 삼성. KCC는 이날 승리로 12승 12패를 기록하며 승률 5할에 올라섰다. 또한 삼성전 3연패도 드디어 마감했다.
KCC의 승리를 점칠 수 있었던 것은 1쿼터였다. KCC는 1쿼터부터 삼성을 강하게 압박한 끝에 26-10으로 1쿼터를 마쳤다. 이후 KCC는 삼성에 단 한 번도 리드를 내주지 않은 채, 삼성의 추격을 따돌리고 여유있는 승리를 거뒀다.
이날 KCC의 승리 원동력은 조직력이었다. 단순히 높이에 의존하는 플레이가 아니라, 사전에 약속된 플레이로 선수들간 호흡을 중심으로 공격을 펼쳤다. 이는 어시스트에서 확실히 나타난다. KCC는 이날 2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특히 전태풍은 11득점 8어시스트로 코트 위의 지휘관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반면 삼성은 팀 어시스트가 단 10개에 그치고 말았다.
KCC의 상승세는 두렵다 못해 소름이 끼칠 정도다. 높이만 따지더라도 최고가 될 수 있는 팀이 조직력까지 갖추니 두려울 것이 없다. 외국인 선수들도 자신이 해결사가 되려기 보다는 동료를 믿는다. 국내 선수들은 말할 것도 없다. 서로를 믿는 플레이가 상승세의 원동력이 된 것.
이제 3라운드 전승까지 남은 승리는 단 3승. 그렇지만 쉽지만은 않다. 남은 상대가 부산 KT-동부-창원 LG로 만만치 않은 상대이기 때문. 특히 동부는 비록 모비스에 발목을 잡혔다고는 하지만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최강의 팀이다. 최고의 고비가 될 것은 당연하다.
허재 KCC 감독은 "3라운드 전승이 목표가 아니라 눈 앞의 경기서 승리하는 것이 목표다"고 한 적이 있다. 다가올 미래에 대한 예상보다는 한 경기,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다. 허재 감독이 말처럼 그날 경기에 최선을 다한다면 KCC에게 3라운드 전승도 꿈만은 아닐 것이다.
sports_narcoti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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