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 제작비를 들인 올 겨울 한국영화 최고 기대작 '황해'가 개봉 첫 날부터 터졌다. 성탄절 하루에만 33만명 관객을 끌어모으며 개봉 첫 주말 100만 돌파를 코 앞에 두고 있다.
'황해'의 흥행 비결은 여러가지다. '추격자' 나홍진 감독의 뛰어난 연출과 탄탄한 극 줄거리, 할리우드에 필적하는 액션신 등 영화적 요소들도 강하지만 하정우-김윤석 두 주연배우의 열연도 큰 몫을 했다. 특히 극 전반을 주도하는 하정우의 생 날 것 그대로의 액션과 연기는 관객을 흥분시킴과 동시에 감동시키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그렇다면 하정우의 '황해' 액션은 올 여름 극장가를 제압했던 원빈의 그 것과 어떻게 다를까.

하정우는 '추격자'에 이어 나홍진 감독의 스릴러 '황해'를 찍으며 역시나 사실적인 연기에 주력했다. 격투신도 '친구' 곽경택 감독이 자주 얘기하는 막싸움을 떠오르게 할 정도로 거칠면서 투박하고 마초향이 물씬 풍긴다. 대신에 핏빛 싱싱한 생고기를 씹는 맛이 절로 나는 게 하정우의 서민적 '황해' 액션이다.
이에비해 대한민국 아가씨들이 열광한 원빈의 '아저씨' 액션은 우아하고 날렵하며 귀족적이다. 마치 순정만화 속 주인공처럼 완벽한 용모의 원빈은 그에 못지않는 일당백 무술로 악당들을 제압하고 신의 손 사격솜씨를 선보였다.
영화 스타일도 완전히 다르다. '추격자'로 충무로에 스릴러 붐을 일으킨 나홍진 감독의 차기작 '황해'는 100억원 제작비를 들여 3년간 공을 들인 대작이다. 중국 연변과 한국을 오가는 촬영 속에서 남녀의 배신, 조폭간의 갈등, 연변 동포들의 아픔 등 많은 얘깃거리를 맛깔지게 배합했고 강력한 액션과 뜻밖의 반전으로 영화를 마무리했다. 신예 나홍진이 천재로 대접받는 배경이다.
똑같이 피칠갑 잔혹 스릴러면서도 '아저씨'는 '황해'에 비해 말랑말랑한 솜사탕과 달콤한 소프트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럽다. 주인공 원빈의 힘이 그만큼 강하고 두드러졌다. 뤽 베송의 '레옹'에서 모티브를 딴 이야기도 간결하고 빠르게 진행돼 영화적 재미를 배가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
하정우는 최근 시사회에서 “‘추격자’보다 100배는 더 뛰었을 것”이라고 '황해'를 찍던 동안의 고생담을 털어놨다. '추격자'에서 연쇄살인범 역의 그와 포주 역 김윤석의 골목길 추격신은 한국영화 최고의 명장면 가운데 하나로 기록됐다.
연변에서 온 구남 역을 맡은 하정우는 영화 촬영 중 가장 힘들었던 것에 대해 “영화 속 모습으로 일년 동안 살았던 것이 가장 힘들었다. 어떤 옷을 입어도, 기분 전환을 하고 싶어도 거울을 보면 해소가 안됐다”면서 “영화를 보면서 느낀 것은 저 장면은 대역을 써도 되는데 왜 굳이 직접 했을까 싶더라”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영화 ‘추격자’에 이어 이번 영화에서도 2시간 40분 가까운 러닝타임동안 수없이 달리고 넘어진 하정우는 “달라진 점이 있다면 ‘추격자’는 그냥 운동화였는데 이번에는 에어가 있는 신발을 신고 뛰었다”며 “확실히 허벅지가 두꺼워졌고, 촬영 팀에서 찍으면 찍을수록 따라가기가 힘들다고 할 정도로 달리기가 많이 늘었다”고 덧붙였다.
올 여름 '아저씨' 흥행 돌풍과 함께 차도남 신드롬을 일으켰던 원빈에 이어 올 겨울 뛰고 또 뛰며 날 것 액션을 선보인 시도남 하정우가 어떤 흥행 결과를 낳을지에 관객들의 시선이 쏠리는 요즘이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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