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잘되면 일단 따라하는 게 경쟁업계의 생리다. 특히 식품업에서는 히트 음료나 과자가 나오면 불과 수 주일안에 이를 철저히 모방한 '김빼기' 상품이 등장한다. 가요계라고 다를까.
최근 걸그룹 열기 속에서 특징없는 복사판 걸그룹들이 무더기로 만들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복수 타이틀곡과 그룹 속 유닛 결성이 한국 가요계의 새로운 이슈로 부각될 조짐이다. 복수 타이틀곡은 지난 가을 2NE1이 파격적인 트리플 트라운곡을 들고나와 대박 흥행을 기록하면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한 앨범에서 타이틀곡을 복수로 낸다는 건 뮤직비디오를 여러개 찍고 프로모션 비용을 몇 배 감당해야하는 등 무리가 따른다. 2NE1이 처음 트리플 타이틀이라는 파격을 시도했을 때 대다수 가요관계자들이 고개를 가로저었던 배경이다.

그러나 2NE1은 타이틀 세곡을 나란히 각종 음원차트와 TV 인기순위 정상에 올려놨고 벨소리 다운로드만 도합 80만 건을 넘어서는 저력을 발휘, 복수 타이틀곡을 가요계의 새 트렌드로 만들었다.
지드래곤과 탑의 유닛도 비슷한 상황이다. 그룹 내 유닛으로 정규앨범을 내는 시도는 전무후무했지만 GD&탑이 성공 모드에 돌입하면서 다른 그룹들도 서둘러 유닛 결성을 계획하는 중이다.
이 둘은 지난 14일 '월드 프리미어'로 바람몰이를 시작한데 이어 19일 SBS '인기가요'를 통해 공식적인 데뷔무대를 선보여 시청자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빅뱅의 간판인 지드래곤과 탑이 함께 무대에 선다는 사실만으로도 수많은 팬들을 들뜨게 만들었고 환상적인 공연 연출로 기대에 부응했다.
빅뱅이 지난 2006년 싱글앨범 ‘빅뱅(Bigbang)'으로 데뷔한 이후 두 사람의 단독 공연은 단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지드래곤은 빅뱅 다른 멤버인 태양과 서로의 솔로 앨범을 지원사격하며 함께 활동하곤 했다.
둘의 조합에 대해서는 지드래곤은 "여러 조합이 있었다. 2년 만에 팬들 앞에 서려니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자 했다. 조합에는 나랑 탑이 있었고, 보컬라인 친구들도 있었고, 또 승리와 대성 등 여러 조합이 있었다. 이렇게 섞다 보니 지드래곤과 탑의 결과물이 가장 많았다. 회사에서 반응도 좋아 이렇게 나오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들의 정규 1집에는 '인트로(INTRO)', '하이하이(HIGH HIGH)', '오예(Oh Yeah)', '집에 가지마', '(베이비 굿 나잇)BABY GOOD NIGHT', '뻑이가요', '(오 맘)OH MOM', '악몽', '오늘짜라', '어쩌란 말이냐?' 등 10곡과 보너스 트랙이 담겨져 있다.
'뻑이가요', '하이하이', '오 예' 등 3곡의 트리플 타이틀곡 전략으로 활동한다. 세 노래 모두 지드래곤과 탑이 함께 작곡 작사에 참여했다. '오 예'는 2NE1의 박봄이 피처링을 담당했다.
한편, 빅뱅은 지드래곤과 탑의 유닛을 시작으로 내년 1월에는 승리의 솔로 싱글, 2월에는 2년 만에 국내 컴백 앨범을 발표하며 긴 공백기를 무색할 만큼 활발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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