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지석 미국통신원] 한 때는 그의 싱킹패스트볼을 두고 '언히터블'이라 했다. 2006년 16승8패(방어율 3.10)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거머쥐었을 때만 해도 그의 미래는 장미빛이었다.
2007년에는 18승, 2008년에는 22승이나 거두며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최고 투수로 군림했다. 그러나 2009년 시즌 개막전에서 불의의 어깨 부상을 입은 후 팬들의 기억에서 사라졌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에이스였던 FA 투수 브랜든 웹 이야기다.
2005년부터 4년간 그가 거둔 승수는 무려 70승. 1년 평균 17.5승이다. 2002년 우승 이후 팀 전력이 크게 떨어진 다이아몬드백스는 웹의 어깨에 지나치게 의존했다. 루키 시즌이던 2003년 180.2이닝을 던진 것을 시작으로 이후 5년 연속 최소 208이닝을 던졌다.
2009년 개막전에서 6이닝을 던진 이후 웹은 2년간 개점휴업을 했다. 그의 화려한 이력을 보면 많은 팀들이 관심을 보일 수 있었지만 예전 구위를 되찾을 수 있느냐에 의문 부호가 달렸다.
당초 큰 관심을 보였던 시카고 컵스와 워싱턴 내셔널스는 웹을 영입하지 않기로 선언했다. 이유는 웹이 1년 계약만을 원한다는 것. 기존 가능하면 장기계약을 원하는 다른 선수들과는 정반대 경우다. 웹은 1년 동안 자신의 가치를 충분히 입증시킨 후 FA 대박을 터뜨리겠다는 심산이다.
부상을 이유로 헐값에 장기계약을 체결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제 남은 팀은 텍사스 레인저스와 내셔널리그의 한 팀으로 좁혀졌다.
클리프 리를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빼앗긴 레인저스로서는 믿을만한 에이스급 선발투수 영입이 시급한 과제다. 물론 위험 부담이 있지만 웹이 전성기 때 구위만 되찾는다면 로이 할러데이나, 리가 부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레인저스는 1년 계약에 1년 옵션을 제시했다.
이에 비해 실명이 알려지지 않은 내셔널리그의 한 팀으로는 신시내티 레즈일 공산이 크다. 오프시즌 동안 중부지구 라이벌 밀워키 브루어스가 잭 그레인키를 영입하며 전력 보강에 나선 반면 레즈는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다. 게다가 웹의 집이 신시내티에서 2시간 반 정도 떨어진 켄터키라는 점도 웹의 레즈행을 점치게 만들고 있다.
비즈니스의 세계는 냉정하다는 점을 지난 2년간 웹은 그 어느 누구보다도 뼈저리게 느껴왔다. 내년 5월이면 만으로 32세가 되는 웹으로서는 마지막 승부수를 던질 시점이 됐다. 이왕이면 플레이오프 진출을 할 수 있는 팀에서 왕년의 뱀처럼 꿈틀거리는 싱킹패스트볼이 위력을 되찾는다면 아직 터뜨리지 못한 FA 대박의 꿈도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다.
과연 웹의 새 둥지는 어느 팀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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