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은 패배했다.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모든 점이 마음에 안들었다. 단 한 명의 선수를 제외하고 말이다.
이상범 감독이 이끄는 안양 인삼공사는 지난 26일 안양 실내체육관서 열린 부산 KT와 2010-2011 현대 모비스 프로농구 3라운드 홈 경기서 상대방의 '외국인 듀오' 제스퍼 존슨(24점)과 찰스 로드(19점)를 막지 못하며 76-90으로 패했다.
이로써 인삼공사는 24일 서울 SK전에 이어 연패를 기록, 시즌 전적 8승 16패로 리그 7위 창원 LG와 승차는 3.5경기로 더욱 벌어졌다.

이상범 감독은 경기 후 만난 자리서 "정신적인 면은 물론 모든 면에서 완패했다. 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팀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이어 "2쿼터와 3쿼터서 제스퍼 존슨을 막지 못한 것이 매우 크다"며 "그리고 40분 내내 박찬희 혼자 드리블을 하고 있었다. 박상률과 김보현 등 다른 선수가 도와줬어야 했다"고 박찬희를 제외한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에 일침을 가했다.
이 감독은 "그런 점에서 KT에 말린 것 같다. 상대가 풀코트 프레싱을 들어온다고 모든 선수가 박찬희에게 힘든 일을 맡겼다. 그래서 박찬희 혼자 경기 내내 드리블로 돌파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그런데 그렇게 40분 내내 플레이를 했는데도 찬희가 힘들어 하지 않았다"며 박찬희의 체력에 감탄했다.
이 감독이 칭찬한 것처럼 박찬희는 이날 인삼공사서 돋보이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24득점으로 팀 내서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가운데 어시스트도 5개나 기록하며 팀 공격의 지휘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처럼 이날 경기서 이 감독의 마음에 들었던 것은 박찬희의 플레이 하나였다. 특히 동료들의 힘든 점을 모두 받아들여 자신이 도맡았다는 점이었다. 사실 경기 전 이 감독은 박찬희에 대해 많은 점을 칭찬했었다.
이 감독은 "찬희가 아시안게임을 통해 한 단계 성장했다"면서 "유재학 감독께 물어보니 '한 플레이한다는 선수들끼리 같이 경기를 하니 늘 수밖에 없다'고 하시더라"며 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이 감독은 "가기 전만 하더라도 패스 타이밍이 한 단계 늦고 시야는 좁은 채 달리는 농구만을 했다"며 "그렇지만 이제는 순간적인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템포와 완급 조절에 능숙해졌다. 게다가 보는 시야까지 넓어졌다. 확실히 달라졌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렇지만 단점도 있다고 했다. 이 감독은 "찬희는 확실히 공격을 할 줄 아는 선수다. 그래서 공격적인 플레이를 요구하는데 외곽포에 있어서 자신있어 하지 못한다"면서 "가드라면 성공 여부를 떠나서 3점슛 5개는 던질 줄 알아야 하는데, 처음 하나가 안들어가면 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sports_narcotic@osen.co.kr
<사진> KBL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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