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보는 객관적 전력보다 선수들 간의 화합과 호흡이 중요했다".
일본서의 2시즌을 마치고 원 소속팀 두산 베어스로 복귀한 좌완 이혜천(31)이 9년 전 우승 기억을 떠올리며 필수 조건에 대해 언급했다.

야쿠르트서의 두 시즌을 마치고 친정팀 두산으로 돌아온 이혜천은 28일 서울 은평구 응암동에 위치한 '꿈나무 마을'서 봉사활동을 마치고 잠실구장으로 이동했다. 1998년 전신 OB 입단 이후 11시즌 동안 베어스서 활약한 이혜천은 야쿠르트서 두 시즌 동안 61경기 1승 2패 1세이브 평균 자책점 4.12를 기록한 뒤 계약 해지 통보를 받고 두산으로 복귀했다.
"1달 반 가량 휴식을 취하며 마음을 정리하는 데 집중했다. 두산과 계약을 맺은 뒤에는 몸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보직에 대해서 "선발로 뛰고 싶지만 김경문 감독께서 지시하시는 대로 따라서 나서겠다"라고 밝힌 이혜천은 두산 내 김동주와 함께 유이한 우승 경험을 지닌 선수다. 김동주와 이혜천은 지난 2001년 삼성을 꺾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데 각각 4번 타자와 좌완 계투로 공헌했다.
"프로에서 13년을 뛰면서 객관적인 팀 전력만으로 우승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2001년 당시 우리 팀은 전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더라도 뚝심이 있었고 선수들 간의 화합이 좋았다".
실제로 9년 전 삼성-현대 양강 체제에서 두산은 격차가 꽤 큰 3위로 시즌을 마쳤다. 그러나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서 한화, 플레이오프서 현대를 꺾은 뒤 한국시리즈서 삼성까지 꺾는 기염을 토했다. 당시 삼성 외국인 우완 발비노 갈베스의 복귀 시점이 차일피일 미뤄진 데도 이유가 있었으나 10승 투수 한 명 없이도 우승한 두산의 저력이 이변을 연출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자포자기 하지 않는 근성이 있었으면 좋겠다. 올해 다시보기로 두산 경기를 보는 데 실점 상황에서 고개를 푹 숙이는 투수가 많더라. 나는 적어도 일본에서 못 할 때도 마운드에서 고개를 숙이지는 않았다. 우리 선수들이 그런 모습이 없도록 나도 힘을 보태겠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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