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LG 문태영(32·193cm)은 칭찬보다 비판에 익숙했다. 강을준 감독은 문태영에게 칭찬이라는 당근보다 비판이라는 채찍을 들었다. 문태영은 조금 더 잘해야 하고,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이 강 감독의 생각이었다. 그랬던 강 감독이 오랜만에 문태영을 칭찬했다.
지난 28일 대구 오리온스와 원정경기가 끝난 뒤였다. 이날 문태영은 32분16초를 소화하며 팀 내에서 가장 많은 22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특히 1쿼터에만 8점을 넣으면서 어시스트를 4개를 배달했다. 1쿼터에 벌어진 9점의 점수차가 경기 종료 때까지 유지됐다.

26일 서울 SK전에서도 33점 6어시스트를 기록한 문태영은 2경기 연속 팀 내 최다 득점과 어시스트를 올렸다. LG도 2경기에서 무난한 승리를 거뒀다.
강을준 감독은 오리온스전을 마친 후 "문태영이 육체적으로 힘들지 몰라도 경기에 집중하고 열중하는 자세와 열정은 국내 선수들도 배워야 한다. 칭찬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25일 인천 전자랜드와 경기 전날 아기가 아파 밤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지만 경기에서 티를 내지 않고 활약한 부분이 강 감독의 마음을 흔들었다. 이후 꾸준히 좋은 슛감각을 이어가며 강 감독의 기대감을 높여 놓았다.
평소 문태영을 강하게 다루는 것에 대해서도 오해라고 밝혔다. 강 감독은 "내가 문태영을 매일 혼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 팀에 필요한 것을 강조했을 뿐이다. 상대 선수들이 거칠게 집중 수비하니까 스스로 고집을 버리고 팀원들과 함께 하면 좋다는 식으로 많이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문태영에게 "네가 패스해서 동료들이 골을 넣으면 동료들도 신나서 너한테 패스를 잘해줄 것"이라며 팀플레이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물론 100% 만족은 없다. 강 감독은 "문태영이 지난 시즌보다 많이 좋아졌다. 특히 국내선수들에게 패스를 빼주는 게 나아졌다"고 했다. 그러나 조금 더 침착한 플레이를 주문했다.
"문태영은 골밑으로 치고 들어간 뒤 무조건 떠버린다. 페이크를 쓰면 편한데 그냥 떠버린다. 상대 분석이 되어 있으니까 페이크를 써가면서 할 필요가 있다. 그냥 떠버리면 국내선수들도 러닝 점프로는 어느 정도 붙을 수 있다. 하지만 페이크 이후 서전트 점프로는 문태영을 못 따라온다"는 것이 강 감독의 설명이다.
문태영도 강 감독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는 "감독님과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잘 통하는 사이"라고 말했다. 강 감독의 주문대로 문태영은 "농구는 5명이 함께 하는 경기다. 팀이 나에게 맞추고 있는 만큼 나도 팀에게 잘 맞춰야 한다"고 인정했다.
"이제 한국농구 2년차인데 매년 향상된 모습을 보이는 건 당연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자신에 대한 팀의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문태영은 "팀원들이 있어 내가 존재하는 것이지 팀원들이 없으면 나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힘줘 말했다.
문태영은 "매경기가 중요하다. 팀 분위기는 좋고, 계속해서 발전 단계에 있다"며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자신했다.
waw@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