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 외국인선수가 퇴출 위기에 내몰렸다.
글렌 맥거원(29·201.2cm)은 지난 7월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실질적 1순위로 대구 오리온스에 낙점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지난 시즌 센터형 외국인선수 허버트 힐과 함께 했으나 국내 선수들의 기량이 떨어져 이렇다 할 시너지 효과를 보지 못한 오리온스는 다재다능한 포워드형 외국인선수 맥거원을 지명하며 새로운 도약을 꿈꿨다.

그랬던 맥거원이 퇴출 위기에 내몰렸다. 심각한 자유투 부진과 허리 부상 여파로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심각한 자유투 난조
올 시즌 맥거원은 기대에 못 미치는 플레이로 진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20경기에서 평균 17.5점 6.4리바운드 1.3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데 그치고 있다. 내외곽을 넘나드는 공격력을 갖췄지만 팀 전체를 살릴 만한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렇다고 수비가 좋은 것도 아니다. 그나마 가장 팀에서 믿을 만한 득점원이지만, 불안한 자유투 능력 때문에 경기 막판에는 오히려 골칫덩어리가 되는 계륵으로 전락했다.
오리온스 김남기 감독도 맥거원 때문에 고민이 많다. 지난 28일 창원 LG전을 앞두고 맥거원에 대한 고민을 나타냈다. 김 감독은 "맥거원의 자유투 때문에 고민이다. 3점슛이 좋은데 자유투가 이렇게 안 좋은 선수는 또 처음 본다. 타이트한 경기에서 자유투를 놓치면 1~2점이 문제가 아니라 분위기가 넘어가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올 시즌 맥거원의 자유투 성공률은 45.0%. 3점슛 성공률이 무려 41.5%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김 감독은 "연습 때는 곧잘 넣는데 경기에만 들어가면 안 된다. 계속 뛰다 보니 체력적으로 힘든 것도 있고 심리적으로 긴장한 것이 많이 작용한다. 본인이 자유투에 컴플렉스를 많이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맥거원 스스로도 연습 30분 전에 항상 자유투 연습을 하는 것은 물론 야간에도 따로 시간을 내서 연습하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은 "맥거원의 자유투 때문에 2~3경기를 놓쳤다. 앞으로 4쿼터 막판 타이트한 경기에서는 맥거원을 기용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LG 강을준 감독도 "4쿼터 막판 접전 상황이었다면 당연히 맥거원에게 파울작전을 할 생각이었다"고 했다. 자유투가 약해 상대에게 호구잡힌 것이다.
▲ 허리 부상 여파

실제로 LG전에서 4쿼터 중반 4점차까지 추격했을 때 김 감독은 맥거원을 뺐다. 그러나 맥거원이 빠지자 공격이 풀리지 않았고, 역전 흐름을 놓치고 말았다. 다시 맥거원을 투입했으나 이미 버스가 지나간 뒤였다.
게다가 이날 맥거원은 고작 13점에 그친 데다 높이와 수비에서 LG 크리스 알렉산더를 당해내지 못하며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허리 통증이 남아 있는 탓에 골밑 수비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김 감독도 "허리가 아파 힘을 못 쓰는데 고민스러운 부분"이라고 털어놓았다.
7일 전주 KCC전에서 덩크슛 후 착지 과정에서 허리를 삐끗한 맥거원은 5경기를 결장했다. 부상당한 당일을 포함한 6경기에서 오리온스는 1승5패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김 감독은 "맥거원이 빠진 이후 팀이 크게 다운됐다. 외국인선수 한 명으로 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다. 맥거원이 안 다치고 계속 나왔으면 충분히 해볼 만한 경기가 많았다"며 두고 두고 아쉬워하고 있다. 그 부상 여파로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김 감독을 더욱 답답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김 감독은 "3라운드를 마친 뒤 교체를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데려올 만한 선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더 안 좋은 선수가 올 수도 있지 않은가. 대체선수 명단을 살펴보면 키가 큰 선수는 기량이 별로고, 키가 작은 선수는 또 너무 작아서 문제"라고 했다.
"맥거원이 잘해주길 기대할 수밖에 없다. 본인도 잘하겠다고 약속했다"는 것이 김 감독의 한탄. 그러나 LG전에서 패배한 후 김 감독은 "3라운드를 마친 뒤 (맥거원의 교체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겠다"고 밝혔다. 1순위 외국인선수 맥거원의 운명이 점점 위태로워지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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