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시즌 30홈런으로 명예 회복하겠다".
SK 4번타자 이호준(34)이 2011시즌을 학수고대 하고 있다. FA 4년의 마지막 시즌에 앞서 지난 3년 동안의 반성과 더불어 거포로서의 명예 회복을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이호준은 "2011년은 중요한 해"라면서 "FA 계약 마지막 해이기도 하지만 무릎 상태가 가장 좋아 스스로도 기대가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병원에서 "정상 무릎과 같다"는 진단을 받은 이호준이었다. 3년 동안 내내 괴롭히던 무릎 통증에서 벗어난 만큼 그 어느 때보다 밝고 의욕이 넘치는 표정이었다.

2007년 팀을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끈 이호준은 4년간 34억 원이라는 FA 대박을 터뜨려 팀에 잔류했다. 하지만 왼 무릎 수술로 8경기만 뛴 채 2008시즌을 접어야 했다. 2009시즌에는 16홈런 55타점 포함 2할9푼8리의 시즌 타율로 그나마 체면을 세웠으나 다시 오른 무릎 수술을 해야 했다. 왼 무릎 수술로 인한 여파 때문. 다시 재활을 거쳐 지난 5월 복귀한 이호준은 8홈런 46타점에 2할7푼8리의 타율을 올해 성적으로 남겼다.
"지난 FA 3년 동안의 성적은 내가 생각해도 한심하다. 그렇다고 변명할 생각도 없다"고 미안한 표정을 지은 이호준은 "2011시즌 목표는 홈런 30개 이상을 치는 것이다. 타율과 홈런을 놓고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내린 결론이다. 삼진수는 늘어나겠지만 명예 회복은 반드시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3년 동안 28홈런에 그쳤던 이호준이었기에 통산 210홈런을 쳐올린 '거포'로의 회귀본능은 당연했다.
이호준은 현재 봉와직염으로 인천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이다. 봉와직염은 상처 부위 혹은 피하조직이 세균에 감염돼 염증이 생긴 것이다. 붓고 고열을 동반하는 통증을 일으키며 주로 상처 관리를 잘못해 생긴다. 하지만 외상없이 혈액순환 장애나 면역력 저하로도 생길 수 있다. 지난 8월 두산 김동주도 봉와직염으로 병원 신세를 진 적이 있다.
이호준의 경우는 마무리 훈련 후 동료들의 결혼식을 빠짐없이 돌아다니다 병을 얻었다. 평소 편한 운동화를 착용하다 계속해서 꽉 죄는 구두를 신고 다닌 것이 원인이 됐다. 이 때문에 21일 출발 예정이던 오키나와 재활 캠프에 참여하지 못했다.
"(김)강민이 결혼식 때문에 대구로 내려갈 때 구두를 너무 꽉 조였다"는 이호준은 "엄지 발등이 부어서 염증이 생긴 상태다. 그날 응급실에 갔다가 지금까지 병원신세를 지고 있다. 28일에는 칼로 상처 부위를 찢는 수술을 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히려 일주일 넘게 쉬면서 마무리 훈련 후 휴식도 되고 몸도 추스릴 수 있는 시간이 되고 있다. 감독님은 어이가 없으셨는지 웃으시더라. 내년 시즌 액땜을 미리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특유의 긍정 마인드를 드러냈다.
이호준은 "이제 수비는 물론 주루까지 다 정상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다. 마무리 캠프에서 어느 정도 좋은 감을 찾아놓은 상태다. 스프링캠프에서 마지막이란 각오로 땀을 흘릴 것이다"면서 "우리팀은 타점을 올리기 좋은 팀이다. (정)근우 등 도루 능력이 뛰어난 선수가 자주 나가기 때문에 기회가 자주 올 것이다. 그렇다고 4번에 대한 미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 주전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우선 목표지만 자신있다"고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2011시즌 SK는 김성근 감독 부임 후 가장 혹독한 시즌을 맞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그런 만큼 이호준이 SK 타선에 중량감을 더하며 중심을 잡아줄지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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