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가 이승엽(34)을 선택한 또 다른 사연이 밝혀졌다.
오릭스는 알렉스 카브레라(39)와 결별하고 요미우리에서 방출된 이승엽을 선택했다. 애당초 이승엽에게 영입제의를 하면서 입단을 수용하면 카브레라와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언질까지 줄 정도였다.
이유는 역시 카브레라에 있었다. 카브레라는 일본 한 시즌 최다홈런 타이기록(55홈런)을 작성하는 등 일본야구의 대표적인 외국인 슬러거로 이름을 드높였다. 10년 통산 346개의 홈런을 날렸다. 세이부를 떠나 2009년부터 오릭스에서 뛰었고 올해 24개의 홈런을 날리면서 식지않는 장거리포를 과시했다.

그런데도 오릭스는 카브레라와 결별하고 이승엽을 택했다. 홈런 공헌도 보다는 잦은 돌출행동으로 팀에 악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은 카브레라의 퇴단을 이례적으로 환영하는 발언을 했다.
오카다 감독은 "(동료 외국인들과)함께 있으면 싫어했다. 함께 타격훈련을 하는 것도 싫어했다"고 말했다. 29일 이같은 소식을 전한 <스포츠닛폰>은 특히 같은 베네수엘라 출신인 동료들에게 개인적으로 타격지도를 한 점도 악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더욱이 카브레라는 지명대타 출전을 거부하거나 훈련도중 장난감 권총을 가져오는 등 제멋대로 행동을 하는 통에 구단이나 코치진이 골머리를 앓았다는 것이다. 결국 오릭스는 팀 분위기를 해치는 카브레라와 결별을 결정하고 이승엽의 영입을 추진했던 것이다.
이승엽은 지바 롯데와 요미우리 시절 팀 동료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 요미우리로 이적한 후 30억 엔짜리 잭팟을 터트리고도 자만하지 않고 동료와 후배들을 잘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릭스는 이승엽의 활약 가능성 뿐만 아니라 겸손한 성격까지도 고려해 영입을 제의한 것으로 보인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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