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잘 나가는 팀들은 이유가 있었다. 잘 나가는 팀들이 명승부를 연출했다.
29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전주 KCC-부산 KT의 시즌 3차전. 경기 전부터 일찌감치 빅매치로 관심을 모았다.

KCC는 최근 6연승으로 단숨에 5할 승률을 회복한 태풍의 눈이었다. KT 역시 부상병동임에도 불구하고 3연승을 내달리며 선두권에서 벗어나지 않는 저력의 팀이었다. 6연승의 KCC와 3연승의 KT가 맞붙은 빅매치답게 전주실내체육관 안 열기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경기 내내 치고 받는 승부가 이어졌다. 1쿼터에 25-23으로 근소하게 리드를 잡은 KT가 먼저 치고 나가면 KCC가 곧바로 따라붙는 모양이 반복됐다. KT가 조성민, 박상오, 송영진 등 국내 선수들의 조직적인 플레이로 주도권을 잡으면 KCC도 전태풍의 개인기와 추승균의 슛으로 꾸준히 추격했다. 최대 점수차는 7점이었지만 4점 안팎에서 치열한 승부가 계속됐다.
백미는 4쿼터였다. KT가 조성민의 3점슛 2방으로 주도권을 잡자 KCC도 곧바로 추승균이 3점포 2개를 작렬시키며 따라붙었다. 이어 4쿼터 종료 5분1초를 남기고 추승균의 패스를 받은 임재현이 역전 3점슛을 작렬시키자 체육관이 들썩였다. 이후 계속해서 득점을 주고받는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이어져 보는 이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했다. 4쿼터 종료 48.2초 전 하승진이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KCC는 이후 제스퍼 존슨과 박상오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해 3점차로 리드당하며 마지막 공격을 펼쳤다. 4쿼터 종료 13.1초를 남기고 제럴드 메릴이 오른쪽 45도 부근에서 떠올랐다. 메릴의 손을 떠난 공은 그대로 림을 갈랐다. 100-100. 양 팀 모두 100점대 스코어가 되면서 연장에 돌입하는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 전주실내체육관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결국 승부는 연장전에서만 8점을 몰아넣은 박상오의 활약으로 KT가 113-108로 이겼다. KCC는 하승진이 연장전에서 8점으로 맞받아쳤지만 막판 집중력이 아쉬웠다.
하지만 이날 양 팀은 올 시즌 처음으로 모두 세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공격농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KCC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을 떠나는 전주팬들의 표정은 아쉬움이 없어 보였다.
waw@osen.co.kr
<사진> KBL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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